사회복지사인 나는/사회복지사의 사상

60. '성찰과 희생'을 중시하는 사회복지사가 되자!

강호철 2015. 7. 11. 16:24

 

樊遲問仁, 子曰: "愛人." 問知, 子曰: "知人." 樊遲未達, 子曰: "擧直錯諸枉, 能使枉者直." 樊遲退, 見子夏, : "鄕也吾見於夫子而問知, 子曰: '擧直錯諸枉, 能使枉者直,' 何謂也?" 子夏曰: "富哉言乎! 舜有天下, 選於衆, 擧皐陶, 不仁者遠矣. 湯有天下, 選於衆, 擧伊尹, 不仁者遠矣."

(번지문인, 자왈: "애인." 문지, 자왈: "지인." 번지미달, 자왈: "거직조제왕, 능사왕자직." 번지퇴, 견자하, : "향야오견어부자이문지, 자왈: '거직조제왕, 능사왕자직,' 하위야?" 자하왈: "부재언호! 순유천하, 선어중, 거고도, 불인자원의. 탕유천하, 선어중, 거이윤, 불인자원의.")

 

(설명)

번지가 인에 관하여 여쭈어보자 공자께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다"라고 하셨다. 지혜로움에 관하여 여쭈어보자 공자께서 "사람을 알아보는 것이다"라고 하셨다. 번지가 미처 깨닫지 못하자 공자께서 "곧은 것을 들어서 굽은 것 위에 놓으면 굽은 것을 곧게 만들 수 있다"라고 하셨다. 번지가 물러나와 자하를 만나서 "아까 내가 선생님을 뵙고 지혜로움에 관하여 여쭈어보았더니 선생님께서 '곧은 것을 들어서 굽은 것 위에 놓으면 굽은 것을 곧게 만들 수 있다'라고 하셨는데 무슨 말씀인가요?" 하고 묻자, 자하가 말했다. "의미심장하군요 그 말씀은! 순임금이 천하를 차지했을 때 여럿 가운데서 선택하여 고요를 등용하니까 어질지 못한 자들이 멀어졌고, 탕임금이 천하를 차지했을 때 여럿 가운데서 선택하여 이윤을 등용하니까 어질지 못한 자들이 멀어졌지요.“

 

 

상기와 같은 번지(樊遲)와 공자(孔子)의 대화를 읽고 “‘()은 애인(愛人)이다.’ 그리고 ()는 지인(知人)이다.’라는 말이 도대체 무슨 뜻일까?”하고 곰곰이 생각해보았습니다.

 

먼저 ()은 애인(愛人)이다.’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나를 포함한 사람(인간) 또는 내가 아닌 타인을 뜻하기도 하지만 그 인간이 갖고 있는 인품, 인격을 뜻하기도 합니다.

 

, 이 말은 < (), 다시 말하면 애인(愛人)라는 인간과 라는 인간이 갖고 있는 인품(인격)을 사랑하는 것이다. 타인(他人)’과 그 타인(他人)인 갖고 있는 인품(인격)’을 사랑하는 것이다. 인간(人間) , 자연 대비 인간이란 존재와 그 인품(또는 인격)’을 사랑하는 것이다. > 라는 것처럼 3가지의 뜻을 포함하고 있다고 봐야할 것 같네요.

 

이렇게 보면, 자하(子夏)의 해석처럼 인()단순히 정치에 필요한 어진 사람을 애인(愛人)한다는 뜻이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자하(子夏)의 비유에 국한해서 인()의 의미를 살핀다면 그렇게 국한시킬 수 있겠지만 그것은 자하(子夏)의 생각이지 공자(孔子)의 생각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이와 같은 생각은 ()’이라는 글자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한자 사전을 살펴보면서 더욱 더 확실해졌습니다. ‘()’은 뜻을 나타내는 사람인변((=))에 음()을 나타내는 ()가 합()하여 이루어진 문자이더군요. 고대의 사람들이 두 사람이 친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고 어질다라는 의미를 갖는 ()’이라는 상형문자를 만들어낸 것이었던 거죠.

 

, 그럼 인()에 대해 정리해 볼까요.

 

제 생각으로는 공자(孔子)가 말하는 인() , 애인(愛人)인재(人才)를 사랑해야 한다.’가 아니라 인간을 그리고 인간의 인품(인격)을 사랑해야 한다.’라고 이해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너의 이웃을 사랑하라.”라는 말씀과, 붓다가 강조한 자비(慈悲: 남을 사랑하라)’와 동일한 의미로 말입니다.

 

그 다음으로 ()은 지인(知人)이다.’에 대해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는 외형적으로 ()(화살)의 합자(合字)’ , ‘화살()이 활에서 나가듯이 입()에서 나오는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의미적으로는 어떻게 될까요. 비유적으로 생각해봅시다. 궁수가 당긴 활시위를 놓는다는 것은 맞추고자하는 어떤 표적을 결정했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이를 사람과의 관계에 적용해보면 나의 마음속에 확실히 결정된, 정리된 어떤 것에 대해 타인에게(표적) 화살()을 날리듯이 말()을 통해 내 뱉는다.’라고 할 수 있겠죠. 그래서 지()마음속에 확실히 결정(또는 정리)된 어떤 것(알다)을 상대방에게 알리다, 나타내다, 드러내다.’라는 뜻을 갖고 있는 것이랍니다.

 

그리고 앞에서 ()은 나를 포함한 사람(인간) 또는 내가 아닌 타인을 뜻하기도 하지만 그 인간이 갖고 있는 인품()을 뜻한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지인(知人)’나 자신(의 인품())을 안다. 타인(의 인품())을 안다. 타인에게 나 자신(의 인품())을 알리다(또는 드러낸다). 자연 대비 인간의 존재(의 가치)를 안다(또는 알리다).’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봐야하지 않을까요.

 

이에 저는 지()인간을, 인간이 갖고 있는 인품(인격)을 안다 또는 알린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하(子夏)의 말처럼 인재(人才)를 알아본다.’는 제한적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되지 않겠냐는 것이죠.

 

마지막으로 (: 애인(愛人))과 지(: 지인(知人))를 인간()과의 관계 속에서 그 의미를 살펴보면 어떻게 연동시킬 수 있는가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앞에서 저는 인()인간을 그리고 인간이 갖고 있는 인품(인격)을 사랑해야 한다.’라는 뜻이고, ()인간을 그리고 인간이 갖고 있는 인품(인격)을 안다 또는 알린다.’라는 뜻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 그럼 인간()을 정중앙에 놓고 오른쪽에는 지(), 왼쪽에는 애()를 위치시켜봅시다. 그러면 인간()을 중심으로 인()과 지()를 연계시켜보면 인간을 알려고 노력하는 것이 인간을 사랑하는 것이다. 인간을 사랑한다는 것은 인간을 알려고 노력하는 것이다.’라는 순환 싸이클 형태의 의미가 만들어지네요. 그런데, 이 문장에서 알려고 노력해야 한다, 사랑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에 어떤 의미를 부여해야할까요. 저는 나를 알려고 노력하는 것성찰(省察)’이고 사랑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희생(犧牲)’을 뜻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을 정리해보았습니다.

 

전체적으로 정리해보겠습니다.

 

저는 공자(孔子)가 우리 인간()에게 가르친 인()과 지()인간()은 나와 타인, 나와 자연 등과 같은 관계 속에서 항시 성찰과 희생의 삶을 지향하며 살아가야 한다.’라는 삶의 철학이며, 그리고 이런 삶을 지향하는 인간()이 바로 공자(孔子)가 그토록 강조한 '군자(君子)'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생각을 정리하고 나니成人之美(성인지미: 다른 사람의 아름다움을 이루어줌)’가 이해가 되고, 전에 읽었던 책 중 우리 없이 우리에 대한 것은 없다(제임스 칠턴, 전지혜 옮김)’라는 책의 제목을 재음미해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회복지사 여러분에게 바라는 것은 < 나와의 관계, 자신과 조직과의 관계에서, 나와 동료와의 관계, 나와 고객과의 관계 그리고 나와 지역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인간()이 아름답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도모하는 성찰(省察)과 희생(犧牲)의 사회복지사로서의 전문직업적 활동 자세를 지향 > 하는 것이랍니다.

 

이처럼 사회복지사 여러분이 현장에서 자기(自己)를 키우기보다 자기(自己)가 아닌 것을 키우고자 노력한다면, 자기를 세우기에 앞서 먼저 남을 세우고자 노력한다면 그것이 바로 사회복지사 여러분 자신을 세우는 것이고, 사회복지를 키우는 것일 것입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