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인 나는/사회복지사의 사상

59. 사회복지사 謀道不謀食(모도불모식)

강호철 2015. 7. 8. 13:24

 

<나의 도양고전독법 강의>라는 책을 읽다가

 

衛靈公篇第十五(위령공편제십오)에 나오는 다음과 같은 공자의 말씀을 접했습니다.

 

子曰: "君子謀道不謀食. 耕也, 餒在其中矣; 學也, 祿在其中矣. 君子憂道不憂貧."(자왈: "군자모도불모식. 경야, 뇌재기중의; 학야, 록재기중의. 군자우도불우빈.")

 

이 말 뜻을 풀이해보면 <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군자는 도를 추구하지 먹을 것을 추구하지 않는다. 농사를 지으면 더러는 굶주릴 때가 있지만 학문을 하면 벼슬길에 나아가 녹을 얻을 수가 있다. 군자는 도를 걱정하지 가난을 걱정하지 않는다." > 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하네요.

 

그런데 <나의 동양고전독법 강의>에서 본 글은 청빈(淸貧)의 예찬이 아니라 이웃에 대한 이야기이며 나아가 사람과 사업에 대한 이야기로 읽어야 한다.’라고 강조하는 것을 읽고 이 말이 도대체 무슨 뜻일까?”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그 와중에 생각난 것이 바로 ()’()' 그리고 '우(憂)’ 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 번 재음미해보자는 것이었습니다.

 

사전적으로 모()(지략, 계책), 도모(모색)하다, 의논(상의)하다 등과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 도리(이치), 근원, 깨닫다, 가르치다, 인도하다 등의 의미를 그리고 '우(憂)'는 '근심하다, 두려워하다, 가엾게 여기다 등'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사전적 의리를 바탕으로 君子謀道不謀食. 君子憂道不憂貧.’을 매슬로우 5단계 욕구와 연계를 통해서 살펴보니 군자(君子)는 도리(이치, 근원)을 도모하지 식()이나 빈()을 걱정하지 않는다.’ , ‘군자(君子)는 이웃의 도리(이치, 근원) 추구를 도모하지, 이웃의 식()이나 빈()을 걱정하지 않는다.’라고 해석해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군자는 삶을 살아감에 있어서 - 춘추전국시대의 삶의 어려움을 상기하며 - 기본적, 안정적 삶을 도모하기 위한 이윤 추구, 다시 말하면 농사를 통해 의식주를 도모하는 것에 집중하기 보다는 도(道) 즉,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도 봅니다.  이런 측면에서 21세기 자본주의 시대에서의 직업관을 즉, 협의의 직업관 보다는 광의의 직업관을 강조하는 말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

 

저는 전자의 입장에서 어쩌면 후자의 직업관까지 포함했다고 볼 수 있겠는데, 여하튼 아래와 같이 군자(君子)를 사회복지사(社會福祉士)로 한 번 바꾸어 재해석 해보았습니다.

 

社會福祉士 謀道不謀食. 社會福祉士 憂道不憂貧.’

 

社會福祉士 謀道不謀食 : 사회복지사는 이웃의 도리(이치, 근원) 추구를 도모한다. , 매슬로우 욕구 대비 사회복지사는 이웃의 성장욕구(존경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 추구를 도모해야 한다. 

(직업관의 방향, 전문직업적 정체성의 방향)

 

社會福祉士 憂道不憂貧 : 사회복지사는 이웃의 식()이나 빈()을 걱정하지 않는다. , 매슬로우 욕구 대비 사회복지사는 이웃의 결핍욕구(생리적 욕구, 안전의 욕구, 소속의 욕구) 추구에 집중만 해서는 안 된다. 

(현 사회복지계가 고민하는 부분이 바로 이 점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어쩌면 우리나라 복지정책의 문제라고도 할 수 있겠죠. 사회복지의 의미를 굉장히 협소하게 정의하는... 이로 인해 사회복지가 '시혜성'이라는 이미지를 벗지 못하고 있다고도 생각이 들고요.)

 

매우 주관적 입장에서 쓴 글이기는 하지만, 제 생각으로는 君子謀道不謀食. 君子憂道不憂貧라는 공자의 말씀이 사회복지사의 기능과 역할 어쩌면 전문직업적 정체성에 대해 비유적으로 잘 설명한 표현으로 바뀌었다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앞으로 더 연구해봐야겠네요.

 

이런 측면에서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자못 궁금합니다^^.

(생각을 공유해주실 분들은 댓글 달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