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공동체 조성을 위하여/건강한 조직 (경영 등)

3-악성 클레임&악성 고객

강호철 2013. 1. 10. 13:29

인터넷의 발달로 고객들이 정보공유가 활발해지면서 고객이 기업보다 더 스마트해지고 있고, 더 강한 힘을 가지게 되었다. 그 결과 대한민국의 고객만족경영은 더 가속화되고 있고, 글로벌 초우량 기업도 버티기 힘든 고객만족 열풍의 중심에 있다.

 

고객의 선택을 받아야만 기업이 생존할 수 있는 시대이자 고객이 '왕'인 시대, 즉 고객만족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된 시대가 열렸다. 그 결과 고객의 선택을 받기 위해 기업들은 각자 제공하는 고유의 가치를 고객에게 명확히 인식시켜야 하는 목표를 가지게 되었고 - 이것을 전문용어로 '가치체안(Value Proposition)'이라고 한다 - 기업의 접점직원들이 '고객의 소리(VOC: Voice of Customer)' 대응에 업무의 상당 부분을 할애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우리나라 고객들은 기업이나 기관들이 고객만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서비스에 대한 기대수준도 점차 높아지고 있으며, 소수의 고객들은 이 점을 악의적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요즘 고객 관련 접점직원들은 악성 클레임(기업이 해결하기 어려운 강한 불만) 하나를 처리하는데 일주일 이상이 걸린다고 한다. 그 이유는 고객들이 기업과 기관에서 대응할 예상 시나리오를 꿰뚫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구매한 상품을 나쁜 의도로 훼손하고서 환불이나 교환을 요구하는 경우에, 기업의 입장에서 고객이 악의적으로 그랬는지 실제로 고장이 난 건지 판별해내기가 어렵고 악성 클레임과 악성 고객 구분을 통한 신속한 응대 또한 어렵기 때문이라고 한다.(*악성 클레임을 제기하는 고객이 모두 이와 같은 악성 고객 - 본인 스스로 잘못된 불만이라는 것을 인지한 상태에서 상습적으로 불만을 제기하는 고객 - 은 아니다.)

 

물론 이와 같은 고객의 소리(VOC)는 고객만족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 중 하나 이다. 하지만 전체의 1퍼센트도 되지 않는 VOC를 기반으로 고객만족경영을 전개한다면 - 미국 와튼스쿨의 조사자료에 의하면, '고객이 만족했을 때에 비해 불만족했을 때 다른 사람에게 그 사실을 전달하는 비율이 거의 두 배에 다다른다'고 함 - 자칫 잘못된 방향으로 고객만족경영이 나아갈 가능성이 존재한다.

 

고객만족경영의 발달사를 보면 초기에는 "고객의 불만을 어떻게 줄이고 대응할까?"에만 초점을 맞춰졌다. 그러다 보니 고객만족부서의 업무는 대부분 경영진에게 클레임 발생 내용과 건수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처리했는지에 대한 보고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런 고객만족경영방식이 바람직한 것인가?  그렇지 않다고 본다. 왜냐하면 고객의 불만은 고객 전체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즉, 악성 불만 고객은 전체 고객의 1퍼센트도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객만족경영은 VOC가 아니라 '고객만족도 조사'를 기반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고객만족도 조사는 고객을 무작위로 표본 추출해서 조사하는 것이므로 고객 전체를 대변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