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14. 전문직업적 정체성과 제 역량을 갖춘 사회복지사로 성장하자!

1. 들어가며

 

21세기 현대사회에서 가장 큰 변화는 ‘공급과 수용의 관계가 변하였다’는 것이다. 공급이 수요를 능가하였고, 지역이 확대되어 세계화 또는 글로벌 시대가 되었으며, 인터넷으로 인하여 시장의 경계가 사라졌고, 고객의 범위도 확대(안영진, 2007)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요즘 신문이나 방송매체를 통해 ‘변화’, ‘혁신’이라는 단어를 많이 보고, 듣고 있을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분들은 ‘변화와 혁신’이 사회복지를 공부하는 우리와는 상관이 없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부터 여러분들은 ‘변화와 혁신’이 단순히 경제 분야의, 경영 분야의, 비즈니스 분야의 전유물이 아니라 21세기 우리나라 복지를 짊어져야 할 우리 예비사회복지사에게도 적용되는 단어라고 각인하셔야 합니다.

 

“변화란 국제화 시대의 변화 속도에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가지고 경쟁력과 높은 수익성을 겸비한 기업으로 바뀌어 가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한 Shibata와 Kaneda(2001)의 말은 현재 우리 사회복지계에서 이슈(Issue)화 되고 있는 복지시장화, 재조명되고 있는 21세기 사회복지시설의 기능과 역할 재정립 등과 관련해 아주 필요한 지침을 제시해주고 있으며, 그 조직에서, 조직을 위해, 조직과 함께 지역사회복지사업을 전개해야 할 여러분들에게 자기 자신을 어떻게 성장시켜 나가야 하는지를 함축적으로 강조하고 있다고 봅니다.

 

 

2. 21세기 사회복지 고객이 원하는 사회복지사

 

가. 전문직업적 정체성을 갖춘 사회복지사

 

여러분은 앞으로 사회복지사가 되실 분들입니다. 사회복지사가 되어서 지역사회복지발전을 위해 전문가로서 제 노력을 다하겠다는 꿈을 실현시키고자 하시는 분들입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은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지금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서귀포시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직원을 공채할 때보면 1차 서류심사를 마치고 2차 면접에 참가하신 분들 대상으로 질문을 하다보면 “정말 사회복지사로서 일을 하고 싶어하는가, 전문직업적 정체성을 갖춘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인가, 사회복지영역과 관련해서 어떤 분야에 전문인으로 성장하고 싶어하는가 등”에 대해 깊은 생각이 없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습니다.

 

통상적으로 정체성(identity)은 사회과학적 의미에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 속에서 대답되어지는 사람들의 자신에 대한 자기다움의 사상(김경동, 1982 ; 박용오, 2003 ; 강호철, 2007 재인용)을 뜻합니다. 사회복지기관․시설의 서비스는 어떠한 인력에 의해서 서비스가 제공되는지, 그 인력의 전문적 능력은 어느 정도인지 등에 의해서 서비스의 질이 크게 좌우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전문성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전문지식과 기술인데, 사회복지사는 사회복지에 대한 고도의 지식과 기술을 소유한 사회복지 분야의 핵심적인 전문인력이기 때문입니다(최일섭, 1998 ; 박용오, 2003 ; 2007, 강호철 재인용). 이러한 사회복지 전문직업적 정체성(professional identity)에 대해서는 ‘전문직에 종사하는 사람이 스스로 전문직업인이라고 내리는 주관적 평가’(박종우, 1994), ‘사회복지활동 전문가로서 지식, 기술, 자격을 소유한 사회복지사가 자율적으로 윤리강령을 준수하며 사회복지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형성, 변화되어지는 전문직업인으로서의 자긍심’(박용오, 2003)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2007년도에 우리나라 15개 시도에 거주하는 사회복지사와 제주특별자치도 소재 사회복지사 대상으로 전문직업적 정체성에 대한 조사(강호철, 2007)가 이루어졌는데 그 조사결과를 보면, 남성 사회복지사(M=4.01)가 여성 사회복지사(M=3.88)보다 전문직업적 정체성이 높았으며(p<.01), 대학원졸업 또는 재학 중인 사회복지사(M=3.87)가 4년대 졸업 사회복지사(M=3.88), 전문대졸 이하 사회복지사(M=3.87)보다 전문직업적 정체성이 높았고(p<.001), 1급 사회복지사 자격증 소지자(M=4.01)가 2․3급 사회복지사 자격증 소지자(M=3.87)보다 전문직업적 정체성이 높았으며(p<.01), 제주특별자치도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회복지사의 전문직업적 정체성(M=3.84)의 경우 타 15개 시․도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회복지사(M=4.04)보다 전문직업적 정체성이 더 낮은 것(p<.001)으로 연구발표 되었습니다.

 

 

나. 지역사회복지실천가인 사회복지사

 

지역사회복지(Community welfare)는 ‘지역’과 ‘사회복지’의 합성어이며, 목적적 측면에서 ‘지역사회복지의 의미’, 방법적 측면에서 ‘지역사회복지실천의 의미’를 동시에 포함하고 있는 개념으로서, 지역사회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모든 사회복지활동(류기형, 2004),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복지의 한 분야이자 방법론(김종일, 2005)으로서 ‘바람직한 표준적 생활수준이라는 기준에서 바람직하지 못한 상태에 있는 지역사회 주민 또는 지역사회에 대하여 그 개선과 향상을 목적으로 생활인․주민주체의 원칙에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및 주민 조직이나 민간단체가 협력하여 일반 공공생활시설과 더불어 또는 그에 대체․보충적으로 개별적․종합적․조직적인 원조를 하는 지역(사회)시책이나 지역사회 활동의 체계’(최원석, 2002)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사회복지 지방분권화의 경우 지방자치단체가 공공부조와 사회복지서비스에 대해 책임을 전체적으로 부담하고 있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그 이유는 지방자치단체가 독자적으로 지역차원의 복지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집행할 수 있는 능력은 거의 없고, 사회복지서비스도 중앙정부에서 결정된 것을 시행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는 형편(황성철, 1997;7, 윤찬영, 2003 재인용)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고려할 때, 지방분권화라는 흐름 속에서 지방자치단체는 앞으로 지역의 다양한 복지수요 표출에 적극 대응하고 각종 복지사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 복지지역사회를 형성할 수 있는 지역사회복지계획을 수립(이영철, 2004)해야 하고, 본 계획의 추진 형태는 민간 복지자원을 지역의 복지영역에서 적극 활용하는 공-사 혼합 복지체제(이도형, 2004)이어야 하며, 그 방향과 방법은 지역사회복지사업을 핵심사업으로 하여, 지역사회조직사업의 통합화를 통한 지역사회복지운동 즉, 지역사회중심재활사업 형태로 전개해야 할 것입니다(임태봉, 2006).

 

이러한 측면에서 오늘 이 자리에 앉아있는 여러분들은 지역주민의 표준적 생활수준의 향상을 목적으로 국가, 지방자치단체 및 주민조직, 민간단체 등과 협동하여 소득보장정책, 주거환경정책, 보건의료정책, 교육․문화정책, 노동정책, 교통․통신정책등과 같은 지역복지정책과 이러한 것들을 대체 또는 보충하여 개별적, 종합적, 조직적으로 원조를 행하는 지역복지활동을 전개할 수 있는 지역사회조직가, 지역사회개발가, 지역사회사업가 또는 지역사회복지사로서 성장해 나가셔야 합니다.

 

 

다. 지역자원 개발 네트워커인 사회복지사

 

네트워크란 지역사회 복지조직 운영과 사회복지서비스의 생산 및 전달에 필요한 자원을 교환하고 대상자의 의뢰 및 서비스 연계를 위해 사회복지조직들 간에 형성된 체계적이고 협력적인 관계망(윤태균 외, 2001)임과 동시에 대상자에게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각 조직 간의 협력적인 관계를 형성․유지하는 과정(박태영, 2002)이며, 지역사회 비영리 사회복지서비스제공 조직에서는 필수적으로 도입되어야 할 개념입니다( 이도형, 2003 / 정은하, 2003).

 

오늘날 자본주의 체제를 운영하고 있는 나라에서는 빈곤, 실업,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데 특히, 능력이 없거나 스스로 자립할 수 없는 신체적․정신적 장애를 가진 장애인, 노인 등에게는 교통, 비행, 주택, 환경 등의 사회문제가 더욱 심각히 가중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는 이러한 사회문제와 욕구결핍을 정책적으로 해결해야 할 책임이 있지만 이것을 해결할 수 있는 재원이나 인력 등이 절대부족하고 이에 대한 전문적 이해도 대단히 미비한 상태(이영철, 2004)입니다.

 

그리고 사회복지 서비스 기관의 한정된 물적, 인적 자원으로는 클라이언트의 다양하고 복잡화되어가고 있는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인프라의 미 구축 등 많은 한계성을 갖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 복지서비스 현장의 실태입니다. 그러므로 지역사회의 다양한 자원을 발굴하고 개발하여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클라이언트에게 연결하고 지원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게 되었습니다(장성태, 2003).

 

이러한 이유로 다양한 사회문제의 급진적 발전, 고령화 그리고 사회복지문제의 다양화 경향에 따른 사회복지 대상의 확대 등과 같은 우리나라 사회변화를 고려하여, 미래지향적이고 효과적인 지역사회복지를 위해 전문 지역사회복지기관(community center) 및 자원복지센터(volunteer community center)가 매개가 되어 지역주민들로 하여금 현실적 지역사회복지문제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고, 그 해결과 예방을 위하여 더불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와 실천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 줌으로써, 지역주민들이 어릴 때부터 실천 체험을 통하여 가치적 삶을 깨닫고 참여하는 삶이 체질화․생활화 할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계획(김영호, 1995)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조직에서 사회복지현장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사회복지사 또한 사회복지 네트워커로서의 제 기능과 역할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라. 경영 마인드를 갖춘 사회복지사

 

최근 우리 사회복지 현장은 출산율 감소나 노령 인구의 증가로 대표되는 인구통계학적 변화라든가, 사회의 다양한 문화에 대한 이해의 다양성을 필요로 하는 가치관 및 세계관의 급격한 변화, 공공서비스분야의 민영화(시장화)라든가, 조세제도의 변화, 중앙정부의 책임과 권한이 지방자치단체로의 이전이라는 지방 분권화의 급격한 진행 등과 같은 엄청난 환경변화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김신열, 2007). 이에 공공서비스분야의 시장화와 관련해서 사회복지 전문가 및 서비스 공급자들은 상당한 거부감을 느끼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복지서비스의 시장화는 김대중 정부가 표방한 ‘생산적 복지’의 개념 그리고 노무현 정부의 ‘사회투자국가론’ 그리고 이명막 정부가 주창하는 시장중심주의와 비교 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그 맥을 같이 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정권의 부침과 교체에도 불구하고 계속적으로 추진될 과제가 될 것임이 분명해 보입니다(이승기, 2010). 그렇다면 우리 사회복지시설과 같은 비영리조직은 이와 같은 예기치 못한 자원의 부족, 국민들의 새로운 욕구와 기대, 각종 인허가 규제와 철폐, 국가경제의 혼란 등과 같은 불확실한 환경의 변화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서 어떻게 사고하고 행동하여야 할까요?

 

경영전략의 대가인 마이클 포터(Michael Porter)는 “21세기에 있어 고정불변의 영원한 경쟁우위란 없다. 오직 지속적으로 새로운 경쟁우위를 찾아내고 개발하는 기업만이 성공할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급변하는 환경과 더욱 치열해지는 기업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업은 지속적으로 변화와 혁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라고 강조(김범열, 2011)하였고, 제주테크노파크 정책기획단 김창숙 단장은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서도 기업체가 R&D(연구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는 이유는 고객과 시장이 원하는 제품을 개발하여 판매하고자 하는 데 있고, 이를 위해서는 고객의 직접적인 니즈를 기반으로 신제품 개발을 추진하는 고객대응 R&D와 고객의 내면에 감추어진 니즈를 찾아서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는 고객창조 R&D를 함께 추진하는 양손잡이 조직을 통한 고객 중심의 R&D가 미래 한국 기업의 성공조건의 하나’라고 강조하였습니다(한라일보, 2011.8.17).

 

 

3. 마치며

 

우리 사회에는 여전히 ‘사회복지사는 불쌍한 이웃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는 온정주의인식이 팽배해 있습니다. 혹, 여기에 앉아 있는 여러분중에 이 인식에 동조하시는 분들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과연 온정주의 자세로만 다변화되어져 가고 있는 고객의 욕구를 해결해드릴 수 있을까요, ‘인권’의 개념이 도입되고, ‘자기결정’이 강조되고 있는 현 사회복지현장에서 고객의 만족을 도모할 수 있을까요, 수만 명에 해당하는 사회복지서비스 고객 개개인 대상으로 온정적 사회복지활동을 전개할 수 있을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예비사회복지사인 여러분은 21세기 우리나라 사회복지 환경의 변화와 불확실성에 대해 확실히 인식하고, 그 변화와 불확실성 속에서 어떻게 하면 전문직업적 정체성을 갖춘 사회복지사로 성장해 나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그 어느 때 보다도 절실히 행해야 할 시점에 와 있고, 단순히 환경변화를 인식하거나 수동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을 넘어서 환경의 변화를 미리 예측하고 창조할 수 있는 활동 즉, 여러분 자신의 역량을 개발, 추진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