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성 (2)

본 내용은 '비전의 충돌'이라는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필자의 생각 하에 문장을 재정리해서 올린 글입니다.

 

 

 

 

우리는 비전이 전혀 없이 살면서 현실에만 충실하면 된다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비전 없이 현실에만 충실하면 된다는 주장은 가장 유토피아적인 주장이다. 제한된 사고 영역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이해하기에는 현실이 너무 복잡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비전은 우리 인간에게 있어서, 사회에 있어서 반드시 필요하다. 비전은 당혹스러울 정도로 복잡하게 뒤얽혀 있는 미로 속에서 우리를 인도해 주는 지도와 같다. 지도처럼 비전은 우리가 우리의 목적지에 가는 몇 가지 길들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많은 구체적 특징들을 단순화시키고 있다.

 

비전은 꿈이나 희망, 예언 혹은 도덕적 절대명령이 아니다.

 

오히려 꿈이나 희망, 예언 혹은 도덕적 절대명령 등은 궁극적으로 어떤 특정한 비전에서 파생된다. 그렇기에 비전은 ‘인과율’에 대한 이해다. 비전은 논리나 사실에 기초한 검증에 활용되는 것이라기보다는 육감이나 본능적 느낌과 같은 것이다. 논리나 사실에 기초한 검증은 비전이 원료를 제공한 후에나 가능하다.

 

비전은 이 지구상의 다양한 이론들이 기초로 하고 있는 토대이다.

 

즉, 비전은 우리가 이론이라 부를 수 있는 어떤 체계적인 논거를 구성하기 이전에 우리가 알고 있거나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비전은 비전을 토대로 수립된 최종구조 즉, 비전이라는 토대만이 아니라 그 토대를 바탕으로 이론의 틀이 조심스럽고 일관성 있게 구성되고 변치 않는 사실들로 잘 보강된 최종구조와는 다른 것이다. 비전은 아주 주관적이지만 잘 구성된 이론들은 분명한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사실들을 통해 이론의 유효성은 검증된다.

 

비전은 어떤 특정한 결과를 증거에 근거해 진위를 판단할 수 있는 가설로 연역되는 것은 아니다.

 

하나의 비전은 ‘분석할 필요도 없이 누구나 분명하게 인정하고 있는 작동 원리(pre=analytic cognitive act)’로 설명되어 왔다. 즉, 예를 들어 원시인들은 나뭇잎이 움직이는 이유가 어떤 영(靈)이 나뭇잎을 움직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며, 같은 선상에서 밀물과 썰물 혹은 화산의 폭발을 이해했을 것이다. 시대를 달리하여 뉴턴은 세계가 움직이는 방식에 대해 아주 다른 비전을 갖고 있었으며, 이는 아인슈타인도 동일하다. 루소 또한 사회현상에 대해 에드먼드 버크와는 전혀 다른 인간의 인간관계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있었다. 이론이 유효한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선 경험을 통한 증거가 반드시 필요한 것처럼 논리는 비전을 하나의 이론으로 전환시키는 과정에서 없어서는 안 될 요소이다.

 

극단적으로 말해서 더 많다고는 할 수 없어도 ‘사람 수만큼이나 많은 비전들이 있으며 하나 이상의 비전이 특정 사실에 일치’한다. 우리가 어떤 비전을 갖고 있든 그 비전이 ‘모든 현상’에 대해 설명할 수는 없다. 사회적 비전들은 특히 중요한 많은 현상들을 설명하지 못하고 있거나 ‘특수한 목적을 위한’ 형태로만 혹은 한 가지 비전 이상에서 파생된 일관성 없는 가정에 의해서만 현상들을 설명하고 있다. (그 이유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실은 너무 복잡하기 때문에 인간의 정신은 부분들을 추출해 추상화하고 그것들을 전체로 생각하는데 불과하다(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흔히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자신들도 의식하지 못하면서 상호작용하고 있는 복잡한 현실을 다루고 있는 사회이론과 사회비전에선 어떤 분야에서보다도 부분들을 추출해 추상화하고 그것들을 전체로 생각하는 인간의 능력을 더 필요로 하는 것이다.

 

(그래서) 사회에 대한 비전은 많은 방식에서 중요하다. 가장 분명한 것은 어떤 세계관 즉, 비전에 기초한 정책들이 사회 전체에 퍼져 수년간에 걸쳐 혹은 심지어 수 세대나 수 세기에 걸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개인은 자신이 잘 알고 있는 분야에서의 행동방식을 잘 알고 있지 못한 다른 분야에서의 행동방식과 아주 상반되게 행동할 수 있다. 의사는 의학 문제에선 보수주의자일 수 있지만, 사회와 정치 문제에 대해선 자유주의자일 수 있으며 혹은 그 역일 수도 있다. 그 이유는 잘 알지 못하는 분야에서 개인은 자신이 경험을 통해서는 결코 확인할 수 없는 어떤 비전에 따라 행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의 비전은 우리의 세계관’이라 칭할 수 있는 것이다.

 

* my think: 상기 내용에 의하면, 조직차원에서의 비전 수립은 조직원의 개별적 비전의 교집합을 논리를 바탕으로 하나의 이론으로 전환 즉, 정의 하는 것이라고 정의 할 수 있지 않을까. 반면에 특정 직책과 권력을 가진 특정인의 비전에 종속되는 것 또한 이에 해당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자의 경우는 조직원 개개인의 비전 강화와 더불어 조직의 비전 강화라는 긍정적 기대효과를 창출시킬 수 있지만, 후자는 특정 개인의 비전만 강화되어지는 반면 조직과 조직원의 비전은 사장되어지는 달리 표현하면, 비전의 공공성이 상실되어지는 부정적 효과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이 점이 바로 비전의 사회에 대해, 조직에 대해 갖는 영향력이라고 생각한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