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공동체 조성을 위하여/건강한 지역사회

‘사(士), 농(農), 공(工), 상(商)’에서 사회복지의 길을 살피다.

강호철 2018. 8. 19. 15:46

원불교(정산종사 )에는 인간이 사회를 이루어 생을 영위함에 있어 면할 수 없는 직무요, 피할 수 없는 생명수이며,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모든 인간의 영원불명 업()‘4가지 생활 강령이 있다고 한다, (), (), (), ()’이 바로 그것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21세기 공업화시대에 (), (), (), ()’을 생활 강령으로 받아들일 의사가 조금이라도 있는가.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재 시점에 부적절한 논리이다.”라고 웃어넘길 것이다

 

그렇지만 조금만 이 4가지 단어의 의미를 인간의 삶과 연결시켜서 생각해보면, 단순명료하면서도 심오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표현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大學(대학)에는 몸과 마음을 닦아 수양하고 집안을 가지런하게 하며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평한다.’는 의미를 가진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는 표현이 있다. 여기서 집과 나라를 다스린다.’라는 것은 결과론적인 것이고, 그 이전에 몸과 마음을 닦아 수양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는 문장이다. 그럼 심신의 수양은 어디에 기준을 두어야 하는 것일까. 이에 대해 공자는 인(), 묵자는 겸애(兼愛)를 그리스도교는 사랑을 내세우고 있다면, 원불교는 (), (), (), ()’의 이치를 강조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첫째, ()이다. / 인간(人間) 인간다움, 인권(人權) 

 

()는 선비이고,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기에, 정신으로 운전하는 것은 모두 선비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사() 가운데서 어떠한 것이 제일 시들지 아니하고 영원할까. 바로 자연과의 관계 안에서 인간의 존재성과 그 가치 실현을 도모할 수 있는 사상과 도덕 등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사()가 제일 불멸의 선비요, 물맛 같은 선비이다. 이렇게 본다면, ()는 바로 철학 즉, ‘정신의 창조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사회복지시설 운영 관점에서 보면 조직운영 미션과 운영 철학 또는 이 미션과 운영 철학에 바탕을 두고 형성된 조직문화 등이 이에 해당될 수 있겠다. 사회복지 현장가 입장에서 본다면, 사회복지사상이 이에 해당될 것이다.

 

[think] 사회복지현장가로서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사()의 그릇으로 얼마만큼 성장하였는가. 그 성장의 과정 속에서 인간과 사회에 무엇을 가르치고 전하고자 노력하고 있는가. 사회복지는 과연 21세기 문명의 나아갈 길의 길라잡이가 되고 있는가. 길라잡이로서의 제 기능과 역할 수행 차원에서 국민에게 가르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둘째, ()이다.  / 관계(關係), 사회(社會)

 

()농사철이 되어 밭에 나가 농사를 짓다.’라는 뜻과 같이 인간과 자연과의 관계에서 자연을 재배한다.’는 의미를 갖지만, 이외에 인간을 탄생시키고 키운다.’는 의미도 갖고 있으며, 이밖에 인간과의 사이에 관계를 창조, 유지 및 성장시킨다.’는 의미와 인간과 사회 및 국가 등의 관계에서 관리한다.’는 의미도 갖는다

 

이와 같은 여러 의미 중에서 사람 농사(인재 양성)’가 제일 근본이 된다. 그 이유는 가정에 있어서도 흥망이 그 자녀손(子女孫)의 정신에 달렸으며, 한 사회와 한 국가 그리고 세계에 있어서도 후진(後進) 인재 양성에 따라 그 흥망이 따르게 되기 때문이다. , 가정, 사회, 국가, 세계가 영원히 행복 되고 빛나려면, 인농(人農)을 대본(大本)으로 알고 그에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농자(農者)는 천하지대본(天下之大本)’이라고 하였고, ‘농부(農夫)는 굶어 죽더라도 그 종자를 베고 죽는다(農夫餓死枕厥種子(농부아사침궐종자))라고 하였던 것이다

 

 

()와의 관계에서 보면, ()은 사()를 기준으로 한 인농(人農)이기에, ()()’을 일굼을, ()은 그 밭을 바탕으로 작물과 사람(인재)을 재배 및 양성함을 의미한다

 

사회복지 관점에서 보면, 사회문제 해소 및 예방 그리고 복지증진 등을 도모하기 위해 사업을 기획하거나, 사회복지시설을 설립·운영하거나, 사회복지관련 정책 및 제도 그리고 사회복지 사상 또는 이론체계 등을 연구·개발 및 적용하는 것 그 자체가 사()에 해당된다면, ()은 이를 바탕으로 사회복지현장가를 양성하는 것 또는 고객의 역량강화를 도모하는 것 등이 농()에 해당한다

 

[think] 사회복지현장가로서 당신은 어떤 동료, 고객 등과의 인간관계와 조직내 혹은 사회복지분야 인재양성 등을 위해 어느 정도의, 어떤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가. 이에 덧붙여 고객과 사회와의 관계를 어떻게, 고객의 역량강화를 위해 어떻게 농()하고 있는가. 사회복지가 재배하고자 하는 작물은 무엇일까. 작물재배를 위해 사회복지가 개간한 토지는 어느정도일까. 사회복지는 21세기 인간을 어떤 인간으로 양성하고자 하고 있는가.

 

 

셋째, ()이다. / 문화(文化), 문명(文明)

 

이 공()만물을 제조하여 만든다.’는 의미를 갖는다

 

먼저 만물제조해서 만듦에 대해 생각해 보자. 우선 제조해서 만듦이라는 것은 유·무형의 어떤 형태(, 만물)를 일정한 틀 또는 방식(: 설계도면, 제조술 등) 등을 바탕으로 만들어 낸다는 의미이고, ‘만물은 이와 같은 일정한 틀 또는 방식에 의해 만들어진 유무형의 특정 형태(: 비행기, 건물, 매뉴얼, 법률 등)를 통칭할 것이다. , ()은 인간의 개인적, 사회적 삶 속에서 필요한 유무형의 그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행위와 그 결과물을 통칭하는 개념인 것이다

 

그런데 공()우리 인간의 마음을 다스린다.’는 의미도 갖는다. 이는 곧 공()에는 우리 인간이 삶을 영위함에 있어서 필요한 물품을 제조하는 공()과 인간의 삶 영위에 있어서 심() 제조의 공()이 있다는 것이다. 2가지 공() 중에서 제일 불멸의 업()은 바로 심() 제조의 공()이라고 한다. 쉽게 이해를 도모하면, 비행기는 날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구를 충족하고자 그리고 다수의 인간의 공간 이동을 도모하기 위해 항공기라는 형태의 공()되었다면, 전투기는 인간 살상용으로 목적으로 한 무기 형태로 공()되었다는 것이다

 

 

 

 

유물론자(唯物論者)들은 세상이 평정되고 행복을 누리려면 먼저 물질이 주가 되어 풍부한 물질만 있다면 전쟁과 악이 스스로 없어진다.”고 말을 하나, 과거로부터 현재까지의 역사를 살펴보면, 돈 많은 사람들은 송사(訟事)가 많고 불의가 많으며, 가정에 있어서도 재물이 풍부하면 그 가정은 큰 인물이 될 자녀를 두기 어렵고 화목하기 어려웠던 경우가 많았다. 이와 같은 역사적 경험은 인간사에 있어서 물질이 필요치 않은 것은 아니지만 물질을 만드는 공장보다 먼저 마음의 공장을 잘 다스려야 어떠한 처지에 있더라도 마음이 항상 편안하고 안정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공업 중에는 마음 공장이 영원한 공업이며, 제일의 공업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와 농()과의 관계에서 공()은 어떤 위치를 차지할까. ()은 인간이 철학을 하거나 인농(人農)을 함에 있어서 그 근간이 되는 나의 마음 즉, ()을 잘 다스림이 매우 중요함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이 비뚤어지면, ()와 농() 또한 비뚤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회복지 관점에서 공()을 살펴보면, 복지시설을 설립하거나 년 사업계획을 수립하거나 조직운영규정 또는 사업매뉴얼 등을 연구개발하거나 인적 또는 물적 자원을 조직화거나 민관 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 등이 이에 해당될 것이다. 그렇다면 사회복지현장입장에서 ()을 제조하는 공()’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사회복지현장가로서 전문직업적 정체성을 형성하는 과정과 결과를 의미한다고 이해하면 좋을 듯싶다

 

[think] 사회복지현장가로서 당신은 어떤 사()를 바탕으로, 어떤 농()을 추수하고자, 어떤 형태의 공()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 복지사회, 복지국가를 외치고 있는 지금, 사회복지는 그 사회에, 그 국가에 어떤 () 노력과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가. 그 () 노력과 성과가 사회복지만을 위한 것인가 아니면 인류를 위한 것인가.


 

넷째 상()이다. / 이동(移動), 전파(傳播)

 

()은 이곳의 물건을 저곳으로 옮겨주며, 원거리에서 근거리로 옮겨 누구나 다 그 물건을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 ()은 사(), () 그리고 공()의 결과물을 인간과 사회에 시공간을 바탕으로 전파시키는 기능과 역할을 뜻한다

 

이때, 전파의 대상은 스마트폰과 같은 물건뿐만 아니라 사상, 정보와 같은 추상적인 개념도 해당된다. 그러므로 우리 인간의 생활에 상업이 없었다면 수많은 인류가 편리를 얻지 못했을 것이며, 그 물건의 진가를 공유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상업의 공()인 것이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원불교 정산종사는 영원불멸한 상업은 법() 장사이다.’라고 하였다. 여기서 법()은 불법(佛法) 등과 같은 종교 교리 또는 공자 사상 등을 뜻한다

 

()을 기준으로 사(), (), () 관계를 살펴보면, 인간의 역사 상 문화 또는 문명의 전파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사회복지 관점에서의 상()은 무엇일까. 인적 혹은 물적 자원의 발굴과 이를 통한 고객과의 연결 행위 등이 상()에 해당할 것이며, 사회복지 관련 정보 등을 취합·정리하여 고객에게 제공하는 행위 등도 이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조직문화 등을 전승하는 것도 상()이라고 할 수 있다

 

[think] 사회복지현장가로서 당신은 고객과의 관계에서, 동료직원들과의 관계에서, 사회복지시설과의 관계에서, 민관 사회보장 환경체계에서, 지역사회 안에서 무엇을 위해, 어떤 전파활동을 행하고 있는가. 사회복지는 21세기 복지문명을 이뤄낼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