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인 나는/사회복지사의 사상

86. 21세기 복지에 '문명'의 색채를 입히자!

강호철 2016. 9. 5. 13:17


1. 들어가며


인간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타인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예를 들어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로 빠지기도 하고, 흥분된 상태로 들어서기도 하며, 자신과의 비교를 통해 부러움, 질투심 혹은 반성, 변화의 계기 등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인간 상호간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현상은 인간들 사이에서만 발생할까. 인간이 창조하는 문화와 문화 사이 혹은 문명과 문명 사이에도 유사하게 나타나지 않을까. 만약 그렇다면... 우리 사회복지사가 문명의 특성 등을 잘 이해한다면... '사회복지현장에서 개별 사회복지사 또는 사회복지사의 총합이라고 할 수 있는 사회복지시설이 지역주민(서비스 이용 고객이 주가 되겠지만)과 지역사회(주민참여를 기반으로 사회변화를 도모하는 복지사업이 전개되는 특정 지역)와의 관계에서 어떤 상호작용을 만들어가고 있는지, 어떤 상호 관계를 조성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 인지를 나름대로 유추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가져본다


우리 사회복지사는 혹은 사회복지계는 '21세기는 복지의 시대이다.'라고 강조를 하고 있지만, 실제 이 문장이 어떤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깊게 생각하고 있지 않는 듯 싶다. 복지 관련 예산이 증가하고, 복지 관련 제도와 정책이 다양화되고, 복지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회복지현장가에 대한 처우가 좋아진다고 해서 '복지 시대'가 도래했다고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이와 같은 흐름이 영원히 지속화 될 수 있을까.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이, '사회복지'라는 영역이 사라지는 시대가 도래하지는 않을까. 만약, 이런 위험성이 있다면 우리 사회복지사는, 사회복지계는 지금부터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인가.


필자가 좋아하는 사자성어는 '거안사위(居安思危)'이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하는데, '평안(平安)할 때에도 위험(危險)과 곤란(困難)이 닥칠 것을 생각하며 잊지 말고 미리 대비(對備)해야 함'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사회복지는 분명히 변화, 성장하고 있고, 이 변화와 성장의 흐름 속에서 사회복지사의 직업이 제도적으로 체계화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사회복지가 주가 되어서, 사회복지사가 주가 되어서 진보를 이뤄내는 변화와 성장을 도모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그렇다면 사회복지사는, 사회복지계는 '복지시대'를 어떻게 주체적으로 조성해 나가야 할 것인가. 필자는 그 방법을 복지와 문명의 결합에서... 아니 결합을 넘어서서 '제도적 수준의 복지를 문명적 차원의 개념으로 이끌어 올려야 한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2. 사회복지와 문명


우리는 문명이라 함은 일반적으로 인간의 육체적 및 정신적 노동을 통해 창출된 결과물(물질문명, 정신문명)의 총체 즉, 인간의 지혜로 인해 사회가 정신적, 물질적으로 진보된 상태라고 알고 있다.


이와 같은 개념적 정의를 바탕으로 보면, 문명은 ‘(1) 인간 (2) 인간의 육체적 및 정신적 노동의 결과물의 총체(물질적 차원이든 정신적 차원이든) (3) 인류의 진보된 상태로 나뉘어볼 수 있겠다.


그럼 이런 분류를 사회복지에 적용시켜보면 어떻게 될까.



상기 표를 바탕으로 21세기 사회복지에 대한 정의를 내려보면사회복지는 물질과학문명이 주도하는 문명시대의 인류가 삶의 질 향상 상태(진보된 상태)로 나아갈 수 있도록 행하는 사회복지사의 육체적 및 정신적 노동의 결과물의 총체(매슬로우 5단계 욕구 충족 도모 행태 또는 그 결과물)’라고 정의 내릴 수 있겠다.


필자는 사회복지사에게 사회복지는 사회구성원의 일정한 생활수준 및 보건 상태를 확보하기 위한 사회정책 및 제도의 조직적인 체계정도로만 생각하는 우물에서 탈출할 것을 권유하고 싶다.


그 이유는 사회복지가 물질과학문명이 주도하는, 자본문화가 뿌리내려져 있는 21세기 현대사회를 책임지기 위해서는 사회복지가 사회 안에 사는 모든 사회성원들이 일생 동안 행복하고 안정된 바람직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인간의 사회적 노력(행정학사전, 2009. 1. 15. 대영문화사)’과 같은 문명적 또는 최소한 문화적 속성을 담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면, 우리나라 사회복지사는, 사회복지계에서는 더 이상 사회복지를 복지서비스, 제도 또는 정책 등과 같이 문명(또는 문화)의 하위 개념으로 미시적, 제한적으로 인식접근하는 것을 지양하고, 물질과학문명이라는 표현처럼 사회복지를 문명과 결합시켜 그 개념을 광의적으로 인식체계화하는 노력을 앞으로 경주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3. 사회복지에 문명적 특성을 입히자.


문명에는 보편성, 개별성, 전파성, 수용성이라는 4대 특성이, 문화는 공유성, 학습성, 축적성, 변동성, 다양성, 전체성(총체성)’이라는 5대 특성을 갖고 있다고 한다. 문화는 문명의 체계 안에서 존속하기에, 이 문명의 특성과 문화의 속성을 연결시켜보면 아래 [2]와 같을 것이다.


그렇다면, 사회복지의 특징은 무엇일까


아쉽게도 개인적으로 접한 사회복지관련 서적 또는 연구자료 등에서는 이를 알아볼 수 없었다. 사회복지에 대한 정의, 사회복지의 탄생과 관련된 제 이론, 사회복지관련 정책 등만이 설명되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사회복지의 특성은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고 본다. 사회복지에 대한 과거적 접근은 제도 또는 정책적 차원에서 접근하였기에 특성이라는 개념을 부여할 여지가 없었을 뿐이라고 생각해본다.


2. 사회복지와 문명에서 필자는 사회복지라는 개념을 문명적 또는 문화적 관점에서 새롭게 재정립할 필요성이 있음을 강조하였다.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사회복지를 바라다보면, ‘사회복지는 사회복지시설의 문화와 지역사회라는 문화 그리고 고객(또는 그 가정)의 문화 사이의 상호작용과 그 상호작용에 의해 표출되어지는 지역사회 또는 고객 변화의 총칭(문명으로서)’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문화는 문명을 구성하는 개별적 요소이자 양상이라는 것을 상기하자.)


이는 곧 [2]에서 우리가 살펴본 10가지 문명과 문화적 특성은 사회복지에도 그대로 적용가능하다는 것이다. , 우리 사회복지사가 사회복지를 제도 또는 정책적 관점이 아니라 사회적 산출물로 인식하게 된다면, 사회복지 또한 미시적으로는 하나의 문화이고 거시적 관점에서는 문명이기에 사회복지 정책과 제도, 사회복지시설, 사회복지사업(또는 서비스) 등에서도 문명과 문화의 특성을 발견할 수 있고 성장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살펴보면, 제주특별자치도에 소재하고 있는 서귀포시장애인종합복지관은 전국 16개 시도에 소재해 있는 200여 개소 장애인복지관과의 관계 속에서, 제도적으로는 보편성, 지리적 위치, 조직문화 또는 경영방법 그리고 사업체계 등에서는 개별성을 갖고 있으면서 동시에 조사연구, 모델화 사업, 선진지 견학, 네트워크 등을 바탕으로 전파성과 수용성을 보인다고 할 수 있겠다. 이는 곧 우리나라 200여 개소 장애인복지관만 놓고 보더라도 하나, 하나의 장애인복지관이 정도의 차는 있겠지만 모두가 < 보편성 속에서 개별성을 그리고 개별성 속에서 전파성과 수용성을 바탕으로 다시 보편성을 추구하고 있다. >고 할 수 있을 것이다.


4. 사회복지의 문명적 색채, 어떻게 만들 것인가.


그렇다면, ‘사회복지를 문명과 결합시켜 그 개념을 광의적으로 인식체계화하는 노력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첫번째는 변화와 발전이라는 문명의 진보적 성향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21세기 우리나라 사회복지가 우리나라와 우리나라 국민에게 그리고 우리 사회복지사에게 또는 인류애적 관점에서 도대체 어떤 변화와 발전을 도모하는 가치를 가져야 하는가에 대한 답을 찾고자하는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본다.


두번째는 물질문명이 아니라 정신문명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불교대사전을 살펴보면, ‘내적 문명(정신문명)과 외적 문명(물질문명)’을 의미하는 내외(內外)문명이라는 용어가 있다. 이 단어가 뜻하는 바는 사람은 정신과 육신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정신세계를 계발한 정신문명과 육신의 풍요 안락을 가져다주는 물질문명이 균형 있게 발전되어야 온전한 문명이다.’라고 알고 있다. , 물질문명 또는 정신문명 중에서 어느 한쪽 문명이 지나치게 발전하거나 다른 한쪽 문명이 지체되면 발달된 문명이 도리어 해를 끼칠 수 있으므로 양 문명이 조화를 이루도록 균형 있는 발전을 추구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근본적으로는 정신문명이 주가 되어 물질문명을 이끌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이는 곧 사회복지계가 또는 사회복지시설이 문명을 지향할 때 제도나 정책 또는 사회복지실천 스킬 등이 주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구체적이고 명료한 미션과 비전 없이 복지사업을 전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물론 이 내용은 사회복지사 개개인에게도 해당된다고 본다.(* 이런 관점에서 필자는 사회복지사는 전문가 또는 실천가 이전에 사상가이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사회복지사에게 사회복지학도 중요하지만 인문학 또한 그만큼 중요하다고 본다.)


세번째는 문명의 교류 특히, 정신문명의 교류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명의 4대 특성 중에서 보편성과 개별성은 문명교류의 객관적 필요성을 전제로 하고, 전파성과 수용성은 그것을 현실화하는 실천적 요인이 된다.’고 한다. 그러므로 문명교류란 사실상 문명의 전파와 수용과정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문명의 전파와 수용은 어떤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2] 에서처럼 문명 상호간 관계 속에서 교류가 이뤄질 때 10가지 유형의 문명적, 문화적 특성은 어떻게 작용할까. 이에 관한 나름대로의 규칙을 발견할 수 있으면, 이 문명 또는 문화의 교류는 미시적으로 보면 인간과 인간 사이의 교류로 이해할 수 있기에 사회복지현장에도 그대로 적용 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먼저 문명의 전파에 대해 알아보자. 문명의 전파에는 한 문명요소가 다른 문명에 바로 전파되는 직접전파와 제3자를 통해 우회적으로 전파되는 간접전파(3자에 의한 연파(延播)와 점파(點播))’가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은 문명의 전파 형태를 사회복지계에서 살펴보면, 사회복지사 개개인이 그 자신이 속한 특정 사회복지시설의 문명(또는 문화) , 조짐문화를 습득하는 것은 직접전파에 해당될 것이고, 사회복지사 자신이 활동하고 있는 사회복지계에서 특정 사회복지 리더 또는 타 사회복지시설 의 조직문화로부터 영향을 받는 것(: 정기적인 슈퍼비전 또는 직원교육 등을 통해)은 간접전파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간접전파 중에서 정기적인 모임 등 또는 교류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영향을 받는 상태는 연파에 해당되고, 리더의 사상이 담겨져 있는 언행 또는 특정 사회복지사업 및 사업보고서 등을 통해 영향을 받는 상태(: 워크샵, 보고회 등)는 점파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럼 문명의 수용은 무엇일까.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고 하지 않는가. , 문명전파에 의해 이동된 문명이 다른 문명 속에 합류 내지 정착되는 수용과정은 어디까지나 선택적인 과정(selective process)이기 때문에 문명의 모방성은 타 문명에 대한 수용을 필요로 하는 속성에서 비롯되며, 이에 문명의 모방(수용)은 자생적인 창조보다 쉽고 소모가 적으며 한층 나은 것을 창출할 수 있다고 한다.(실크로드 사전, 2013. 10. 31., 창비) 이에 사회복지사가 또는 사회복지시설이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문명의 전파에 대한 문명의 모방 즉, 수용과정이 필수이다. 그렇다면 수용을 적극적으로 하면 누구나 진보할 수 있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그 이유는 문명은 진보의 필요성과 목표(방향)가 있고, 그 목표를 추구하고자 하는 공유와 이를 바탕으로 한 변화와 발전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5. 나가며.


필자는 사회복지는 물질과학문명이 주도하는 문명시대의 인류가 삶의 질 향상 상태(진보된 상태)로 나아갈 수 있도록 행하는 즉, 사회 안에 사는 모든 사회성원들이 일생 동안 행복하고 안정된 바람직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사회복지사의 육체적 및 정신적 노동의 결과물의 총체라고 정의하면서 21세기 사회복지에 있어서 문명의 색채를 입히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였으며, 이를 위해서 첫 번째는 문명적 관점의 사회복지는 변화속의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와 발전이라는 진보적 성향을 추구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함, 두 번째로는 그 변화와 발전의 방향이 물질문명이 아니라 정신문명에서 출발해야 함을 그리고 세 번째로는 사회복지사 또는 사회복지시설 상호간 문명적 사고의 교류 특히, 정신문명의 교류에서부터 출발해야 함.’을 피력하였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우리 사회복지사가 혹은 21세기 우리나라 사회복지계가 필자의 생각처럼 사회복지에 문명의 색채를 입힐 수만 있다면, 발전과 복지의 논리적 충돌은 더 이상 무의미해질 것이라고 생각된다. 제도와 정책 상호간의 충돌 그리고 문화와 문화 상호간의 충돌은 있겠지만 문명과 제도 또는 정책, 문명과 문화 상호간의 충돌은 없을 것이다. 그 이유는 문명에 의해 문화가 탄생, 성장, 발전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 제도와 정책이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필자의 생각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문명의 개념으로 접변(接變, acculturation)이라는 단어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접변(接變, acculturation)은 문명의 전파와 수용과정에서 전파문명과 피전파문명 사이에는 불가피적인 접촉과정이 발생하는데, 그 발생 현상은 크게 융합(融合, fusion) 현상, 융화(融化, deliquescence) 현상 또는 동화(同化, assimilation) 현상’ 3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는 개념(실크로드 사전 / 2013 / 창비)이다.


융합(融合, fusion) 현상은 순기능적 수용에 의한 접변 형태로 두 문명의 접변으로 인해 서로 다른 문명요소가 건설적으로 혼합되어 선진문명의 창조라든가 피전파문명의 전통문화가 더욱 발전하는 등 창조적이고 긍정적인 변화와 발전이 일어나는 현상을 통칭하며, 이에 반해 역기능적 수용에 의한 접변 현상으로서 융화(融化, deliquescence) 현상은 피전파문명의 해체나 퇴화 등 파괴적이고 부정적인 나쁜 결과를, 동화(同化, assimilation) 현상은 피전파문명이 전파문명에 일방적으로 흡수되는 현상을 통칭한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필자가 주장하고 싶은 것은 사회복지가 21세기를 리딩하는 개념이 되기 위해서는 타 제도와 정책 또는 문화 혹은 이를 포괄하는 타 문명 등과의 관계 속에서 융합(融合, fusion) 현상을 이끌어내는 개별적, 보편적 문명 색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곧 사회복지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회복지사 또한 문명적 사고관을 가진 사상가, 전문가, 실천가로서 성장해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 사회복지사인 여러분이 진보의 필요성과 목표에 대한 인식이 불분명하거나 변화와 발전에 대한 의지가 미흡한 상태에서 다른 국가(예를들면 OECD 소속 선진국가)의 복지 정책 또는 제도 등을 수용한다면, 모방에서 쳇바퀴 돌리는 상태만 될 것이고 창조는 발생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