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만족, 고객감동이라는 전제 하에 우리 사회복지분야에서도 고객은 왕이다!’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하고 있는 추세인 것 같다.

 

 

 

()이라는 글자는 사전적으로 살펴보면 군주 국가에서 나라를 다스리는 우두머리를 뜻하는 임금이라는 의미와 일정한 분야나 범위 안에서 으뜸이 되는 사람이나 동물 따위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먹는 데는 내가 왕이다. 사자는 동물의 왕이다)’이라는 두 가지 뜻을 갖고 있는 단어이다.

 

그렇다면 고객은 왕()이다!’라는 문장에서의 ()’은 상기 왕()의 사전적 의미 중 전자에 가까울까, 후자에 가까울까. 전자의 왕()다스리다라는 뜻이 강하고, 후자의 왕()으뜸, 최고라는 의미가 강하다.

 

어느 것인지 선뜻 선택하기가 쉽지 않지만, 우리나라 사회에서는 전반적으로 다스리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 보편적이라고 생각된다. 사회복지분야에서도 이와 유사한 개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본다. 달리 말하면, 우리나라 서비스업계의 고객은 왕이다!’라는 표현에서의 ()’상대적 비교 차원에서 특정 사람이나 동물의 탁월한 능력보다는 파워(Power) , 권력(權力)의 소유 위치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다스리다, 통제하다 등()’에 더 가까운 것이다.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이와 같은 ()’이란 단어는 부족국가의 성립과 함께 나타난 사회적 지위 개념으로서, 고대의 왕은 입법 ·사법 ·행정 등의 모든 국가권력을 장악하고 군사상 통수권을 가지고 있었으며 종교적으로 신격화되는 존재를 의미한다.(네이버 지식백과)

 

그렇다면, 사회복지분야를 포함한 서비스업계의 이런 유형의 사고는 바람직한 것일까? ‘고객은 왕()이다!’라는 표현의 비논리성을 한 번 들여다보도록 하자.

 

 

 

1. 고객(顧客)에게는 다스릴 영토(領土)가 없다.

 

 

 

고객이 왕()이라면 당연히 그 고객이 다스리는 영토가 있어야 함이 맞다. 그렇지만 고객에게 있는 것은 오롯이 사라질 머니(Money)뿐이다. 상품의 영토라고 할 수 있는 공장은, 회사는 고객의 소유물이 아니다. 자본주의 시대의 머니(Money) 영토는 고객의 것이 아니다. 도대체 고객(顧客)이 왕()이라고 주장한다면 그 고객이 다스릴 영토는 어디에 있는 것인가.

 

2. 고객(顧客)에게는 휘두를 수 있는 절대 권력(權力)이 없다.

 

 

 

권력(權力)이란 남을 복종시키거나 지배할 수 있는 공인된 권리와 힘. 특히 국가나 정부가 국민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강제력을 뜻한다. 그렇다면 시장경제구조에서 고객은 상품 또는 서비스 공급자와의 관계 속에서 과연 이와 같은 권력(權力)을 갖고 있는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여러분은 잘 알 것이다. 아니 그렇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런 권력 자체가 없다고 봐야할 것이다.

 

자본주의 시대 시장경제시스템 하에서 입법, 사법 그리고 행정 등 관련 권력은 수요(需要) 측면 대비 공급(供給) 측면에 집중되어 있고, 제도적으로 보장받고 있다. 이는 곧 물건(物件)을 항상(恒常) 사러 오는 손님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고객(顧客)’이라는 단어가 ()하여 그 명령(命令)을 강제(强制)하는 권력(權力)’강제력(强制力)’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은 있을 수가 없다는 것을 뜻한다고 봐야할 것이다. 달리 말하면, 국민(國民)에게 주권(主權)은 있으나 국민 개개인에게는 이를 행()할 권력이 없는 것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 자본주의 시장경제 하에서 왕()으로 호칭되는 고객(顧客)에게 상품 선택 및 구매권은 있으나 머니(Money)없이는 이를 행할 강제력은 입법, 사법 그리고 행정 등에서 보장받지 아니 부여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이러한 강제력의 파워(Power)는 고객 개개인이 현재 소유하고 있는 머니(Money)의 양()에 정비례한다.

 

3. 고객(顧客)에게는 보살필 백성(百姓), 충성을 다하는 신하(臣下)가 없다.

 

 

 

()이라는 존재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영토와 권력 외에 보살필 백성이, 시민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왕()의 뜻을 잘 받들어야 할 신하(臣下)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고객(顧客)’에게는 아무리 살펴보아도 백성(百姓), 신하(臣下)가 존재하지 않는다. 어찌 보면 고객의 가족이라도 이와 같은 백성(百姓) 또는 신하(臣下)라고 억지 부릴 수 있겠지만, 그 가족 구성원 또한 시장경제논리에 의하면 개개의 고객일 뿐이지 않겠는가.

 

이렇게 수요 측면의 고객 입장에서 다스릴 백성(百姓), 충성을 다할 신하(臣下)가 없다면, 공급 측면에서 다스릴 백성(百姓)은 그리고 충성을 다할 신하(臣下)는 존재하는가. 당연히 존재한다. 수공업시대를 벗어나 기계화에 의한 대량공급 시스템을 갖춘 공급 측면에서는 오너가 존재하고 그 공급라인에서 보살핌을 받는 직원인 백성(百姓), 충성을 다해야 하는 직원인 신하(臣下) 존재하는 것이다.

 

4. 고객(顧客)에게 부여된 왕()의 자리는 영원하지 않다.

 

 

 

역사를 살펴보더라도 왕()의 자리는 혈족에게 승계되어진다. 이러한 승계가 끊기는 경우는 타 혈족에 의한 왕위 찬탈 또는 국가가 타 국가에 침략을 당해 멸망을 당하는 경우에 한한다.

 

그렇다면 자본주의 시대 시장경제체계에서 당신은 왕()이로소이다라고 칭송되어지는 고객(顧客)의 위치는 적어도 고객 개개인에게는 영원한 것일까.

 

수요와 공급 관계를 한 번 살펴보도록 하자. 현실적으로 고객은 상품을 구매하는 시점에서 ()’으로 대우받지 구매 전후를 바탕으로 보면 ()으로서의 지위는 상실되어진다. 조금 더 대우받는다면 잠재적 고객(顧客)’ 정도의 대우를 받는다. , 자본주의 시대 시장경제체계에서 고객(顧客)’에게 부여되는 ()’이라는 신분은, 그 위치는 매우 한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으로서의 존중 또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자본 능력에 따라 등급별 차별도 받는다. 동등한 왕()으로서 존중되어지는 것이 아니라 불평등한 대우 하에 왕()으로 칭송되어지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고객(顧客)에게 부여된 왕()의 위치가 한시적이고 고객 개개인의 태도 또는 인식 등에 의해서가 아니라 머니(Money)의 양에 따라 불평등한 대우를 받는 ()’의 신분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실질적으로 ()’으로서 대우받지 못하는 것이다.

 

 

 

상기 4가지 측면에서 고객(顧客)은 왕()이다.’라는 표현의 비논리성을 짚어보았다. 그렇다면, 이런 비논리적 마케팅 전략에 의해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는 어떤 문제가 도출되고 있을까. 이에 대해서 좀 더 깊이 고찰해보아야겠지만 우선적으로 아래와 같은 사회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

 

첫째, 고객(顧客) 차원에서 보면, 이와 같은 비논리적 표현이 그대로 수용됨으로써 고객(顧客) 스스로가 자본주의 시대 시장경제체제에서 나는 왕()이다.’라는 비현실적 사고와 이와 관련된 잘못된 문화를 조성하게 만들어버렸다.

 

예를 들면, 고객(顧客)이 과도한 기간 구입상품을 사용하고 환불을 요청하거나, 상품에 해()를 가한 상태에서 불량 상품으로 매도하거나 하는 등의 도()를 넘는 요구(要求) 행위가 이에 해당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행위들이 잘못된 것이 아닌 당연한 풍조로 자리 잡고 있다. 한 번 TV 홈쇼핑을 들여다보자. 거의 모든 홈쇼핑에서 최근 강조하는 것이 일정기간 사용 후 반품 가능또는 제시된 보증 조건 미 충족 시 2~3배 이상의 보상등과 같은 메시지이다.

 

 

 

둘째. 공급(供給) 차원에서 보면, 수익 창출을 도모하기 위한 마케팅 효과를 전이시켜버리는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하면, ‘고객을 왕()이라고 추켜세움으로 인해 이에 따른 예상치 못했던 고객(顧客)의 부도덕한 거래 행위 등에 대한 예방과 해결을 위한 제 노력(: 추가 인력 배치, 별도 예산 지출, 법정 다툼(소송 등) )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와 별도로 고객(顧客)과의 접점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의 인권 침해 현상 등의 사회문제 또한 야기되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은 우리 사회복지계와 동떨어진 것이 아니다. 사회복지시설의 운영, 사회복지시설의 평가, 사회복지서비스 제공 등과 관련해서 고객(顧客)을 위한 서비스 개발에 전념했던 사회복지현장가들이 이제는 고객(顧客) 대응 전략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하는 시점에 다다르게 된 것이다. 사회복지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고객(顧客) 입장에서 일반 시장경제와 복지 영역을 별도로 구분하여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일반 시장경제에서는 이렇게 고객을 왕()으로 대우하는 제 조치를 취하는데 복지 분야는 이런 조치 등을 신속하게 도입하지 않는 것에 대해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와 같은 고객(顧客)의 사고와 경제문화 행태는 시장복지의 차이점 등을 일체 용인하지 않는 상태로 계속 흘러갈 것이라는 점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솔직히 이에 대해 딱히 이렇게 해야 한다는 해법을 제시는 현재로서는 못하겠다.

 

단지 원론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문제가 없는 상태로의 되돌림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것 밖에는 들지 않는다.

 

이와 같은 노력은 무엇보다도 공급 측면에서 먼저 시작해야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아무래도 소비측면에서 이와 같은 노력을 하기에는 물질적 이익과 관련해서의 유혹이 너무 많은 상황이잖은가. 공급이 수요를 오버한 상태에서 이윤 추구를 하기 위해서는 하나라도 더 팔아야 한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고객(顧客)과의 관계에서 공정한 상거래 관계가 형성될 수 있도록 질적인 마케팅 전략과 전술을 수립, 구사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선행되어져야 할 것이다. 무슨 연관성이 있겠는가하고 생각되겠지만, 지구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개발과 생태계 파괴 등은 곧 미래 인류생존의 안전을 위협한다는 점에서 유사한 경험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사회복지분야 또한 이런 사회경제적 흐름에 대한 사회복지계의 통합된 고민과 대응책 모색 및 체계적 해결책 수립 등이 필요할 것이라고 사료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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