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인 나는/사회복지사의 사상

65. "휴가 어떻게 보내고 계세요, 사회복지사 여러분?"

강호철 2015. 8. 13. 16:32

 


7월말부터 8월말까지의 기간은 조직과 조직원에게 있어서 정비 및 준비기간이라고 할 수 있다.

 

조직차원에서 보면, 1월부터 6월까지 추진했던 사업 전반에 대한 검토를 하는 정비기간이고 9월부터 12월까지 마무리해야할 사업을 준비하는 기간이며 또한 익년도 사업계획을 고려하기 시작하는 준비기간이다.

 

반면에 조직원 차원에서 보면, 상반기 동안 방전된 나 자신의 에너지 상태를 점검하는 기간이며 하반기 사업을 행하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를 보충하는 기간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직장생활을 통해 이와 같은 두 가지 원칙을 제대로 충족시키기에는 쉽지가 않다. 특히 조직원 차원에서 본 기간의 제 가치를 살려낸다는 것은 정말 쉽지가 않다.

 

그 이유가 휴가철임에도 불구하고 사회복지현장에서는 6월 전 대비 주중 프로그램이 많아지는 시기이며, 팀별로 업무의 강도가 현저한 차이를 보이는 시기이고, 휴가로 인해 협조를 이끌어낼 직장 동료들이 그리 많지 않은 상태의 시기이며 또한 생각 외로 주민참여를 원활히 이끌어낼 수 없는 기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한 동 기간은 조직 차원에서, 조직원 개개인 차원에서 조직 운영 또는 사업(업무) 추진 관련해서 집중력은 많이 떨어지는 기간이기도 하다. 리듬이 끊기면서 산만해지고 느슨해지는 시기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조직 측면에서 이런 느슨한 분위기 등이 오히려 조직원 개개인 측면에서는 잘 활용하면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기간이 될 수도 있다.

 

하계휴가기간인 7월에서 8월중에 여러분이 즐길 수 있는 휴가는 두 가지 형태로 공존하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첫 번째 휴가는 조직 차원에서 동료들의 휴가로 인한 반사적 휴가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팀 구성원의 절반 정도가 같은 기간에 휴가를 떠난 경우를 떠 올리면 좋을 듯싶다. 이 기간에 여러분이 해야 할 사업이 있다고 하더라도 전 팀원이 근무하고 있는 타 팀의 동료와 대비 시 분명히 여러분은 여유로움을 느끼게 된다. 이것이 바로 반사적 휴가인 것이다.

 

두 번째 휴가는 여러분 자신이 선택한 휴가기간이다.

 

이렇게 본다면 여름휴가계획을 잘 짜는 사람은 자신이 소속된 팀의 동료가 가장 많은 휴가를 신청한 기간 다음에 자신의 휴가를 설정하는 조직원이 될 것이다. (*물론, 사무국장 또는 시설장의 휴가 등을 고려하는 것도 바람직한데, 거의 모든 사회복지시설에서 사무국장과 시설장이 동 기간에 휴가를 신청하는 경우는 없기 때문에 반사적 휴가효과는 그리 크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여름휴가계획을 짜면 최소한 2주 이상의 직·간접적 휴가를 즐길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그럼 개인적 측면에서 여름휴가는 어떻게 보내는 것이 잘 보내는 것일까?

 

내가 처음 사회복지분야에 발을 내딛었을 때, 사단법인 사회복지시설에서 근무를 시작했는데 이때 정말 좋았던 것이 여름휴가를 10일 내외로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때 당시 오너인 이사장님은 나에게 여름휴가를 통해 재충전을 해서 오라고 그렇지만 재충전의 방향을 잘 설정해서 다녀오라.”고 당부하시곤 하였다. 이와 같은 직장 초기 경험과 안내는 나에게 정말 소중한 노하우가 되고 있다고 본다.

 

이런 관점에서 나는 아래와 같이 3가지 유형의 강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휴가를 즐기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 사회복지시설 차원에서 이를 지원하는 형태이면 더할 나위 없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첫째, 상반기 직무수행을 통해 내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낀 부분을 보완하는데 투자하는 휴가

(역량강화 휴가)

 

둘째, 상반기 직장생활 등으로 소홀할 수밖에 없었던 가정 또는 사회적 관계망을 강화하는 휴가

(관계강화 휴가)

 

셋째, 조직생활과 직무수행 등으로 소진되어진 심리·정서적 또는 신체적 상태를 강화할 수 있는 휴가

(심신강화 휴가)

 

물론,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중에 그 짧은 휴가기간에 어떻게 이 3가지 영역을 충족시킬 수 있는가?”라고 반문하시는 분도 계시리라 생각된다. 그러한 생각도 맞는 주장이라고 본다.

 

그렇지만 한 번 곰곰이 생각해보자. 직장생활을 통해 여러분이 사용할 수 있는 휴가는 단 1번뿐이지 않지 않은가. 매해마다 1번씩 여러분은 휴가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단지, 여러분은 상기 3가지 강화 요소에 대한 선택과 집중이라는 융합을 바탕으로 여러분의 현 위치에서 또는 현 상태에서 적절한 휴가계획을 수립하였는가, 안하였는가의 선택의 차이만 존재할 뿐인 것이다. 곧 여러분은 휴가의 가치와 방식의 선택에 의한 차이점을 인지하여야 하고 그 차이로 인한 현재와 미래의 나의 변화 차이의 갭(Gap)을 예측하는 것이 필요한 것이다.

 

분명히 휴가는 즐겨야 한다. 정말 잘 즐겨야 한다. 그런데 이때의 즐긴다.’라는 말은 현실에서의 도피를 강조하는 것도 아니고 무절제 또는 나태함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나는 즐긴다.’는 말을 ()’이라는 의미로 바라봐야 한다고 본다.

 

그 이유는 동()이라는 한자어는 을 나타내는 힘력(팔의 모양힘써 일을 하다)물건()을 들어 올리거나 움직이거나 할 때의 반응무게)‘을 의미하는 ()‘이 합쳐져서움직이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휴가(休暇)현재의 모습에서 미래의 바라는 모습으로 나 자신을 움직이게 만들기 위해 힘을 쓰는 기간을 뜻하는 것이며, 우리 자신은 휴가를 통해 현재에서 미래로 나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부담스러워하지 말고 즐겁게 누리고 맛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곧 이러한 상태에 다다르게 되면 나는 휴가를 정말 즐겁게 즐겼어!”라고 외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