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인 나는/사회복지사의 사상

(사상) 33. '협업'하는 사회복지사가 됩시다.

강호철 2014. 9. 24. 12:36

오늘은 협업(協業: Cooperation)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제가 다니는 성당에서는 매주 일요일 아침 7시부터 9시까지 초고 학생과 성인들이 함께 축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아빠와 자녀들이 함께 모여 축구 활동을 하는 것이죠.

 

 

 

언뜻 생각하면 학생들이 특히, “초등학생들이 제대로 뛸 수 있을까, 다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스러운 맘이 들것입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축구를 하면서 다친 학생 또는 성인은 없었답니다. 그렇다고 가볍게 공을 차는 것은 아니랍니다. 10여분 정도의 몸 풀기를 마치고 30분씩 전후반을 차고 있으니까요.

 

축구 시합을 시작하면 저는 학생 초등학생을 좌우 및 중앙 공격을 하게하고 중고등학생은 미드필드를, 성인들은 수비 역할을 맡도록 유도합니다. , 여러분, 축구 시합의 결과를 그려보세요. “제가 속한 팀이 이길까요, 아니면 상대 팀이 이길까요?” 매번 동일한 결과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 주 시합에서는 5:5로 비겼답니다. 초등학생 공격수들이 3골을 뽑아냈구요.

 

, “상대 팀이 너무 약한 것이 아니냐?”라는 생각을할지 모르겠지만, 제가 보기에 고등학생 중에서 축구를 아주 잘하는 학생이 2명이나 있었고, 그 외 중고등학생 및 성인 또한 축구를 즐기는 신자들이어서 전력이 아주 떨어진다고 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요? 저도 그것이 궁금해서 고민해보았는데, 저는 그 이유로 '협업(協業: cooperation)'을 꼽고 싶습니다.

 

 

이런 생각을 갖게 된 이유는 다음 5가지 모습 때문입니다.

 

첫째, ‘집중 밀착 수비’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네요. 좀 전에 상대 팀에 축구를 아주 잘 하는 선수들이 있다고 했습니다. 개인기도 좋아서 성인 2-3명은 가볍게 제치고 슈팅을 할 수도 있답니다. 그런데 이런 선수들이 좀처럼 슈팅을 하지 못하는 것이죠. 바로 미드필드에서 초등학생들과 중고생들이 2-3인이 집중 밀착 수비를 했기 때문이랍니다. 아무리 개인기가 좋더라도 그런 상황에서는 3번이라면 2번 정도는 공을 뺏기게 되더라구요.

 

둘째, ‘패스의 성공률’에 거론하고 싶네요. 우리 팀의 공격수들이 어린 청소년들이었지만 수비인 성인으로부터 미드필드를 맡고 있는 중고생들을 경유해서 패스가 연결되고 초등학생들끼리 패스를 주고받으면서 상태 팀 골 문전에서 슈팅과 골을 만들어 낸 것이죠.

 

셋째, ‘모범(솔선수범)과 믿음’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만약, 우리 팀 멤버들 중 성인들이 초등학생을 못 믿어서 공격수를 맡고 있는 초등학생들에게 패스를 주지 않는다면, 미드필드를 맡고 있는 중고생들 또한 초등학생들에게 패스를 하지 않을 것입니다. 곧 성인이 믿음을 가지고 중고생에게 모범을 보인 것이 초등학생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됩니다.

 

넷째, ‘희생정신’을 떠올려봅니다. 공격수를 맡고 있는 초등학생들이 중고등학생 및 성인들과 함께 동일한 시간 하에 축구 활동을 한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초등학생들은 공격 외에 수비까지 가담하면서 열심히 뛰어준 것이죠. 곧 팀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것이죠. 이러한 모습은 공격 시 활동 반경이 떨어지는 초등학생들을 위해 중고등학생과 성인들이 공간을 만들어주는 보이지 않는 역할에서도 찾아볼 수 있겠죠.

 

다섯째, ‘즐기는 열정’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축구 활동을 하는 동안 초등학생들로부터 성인까지 정말 즐겁게 축구를 합니다. 상대 팀이 골을 넣으면 칭찬을, 우리 팀이 골을 넣으면 축하를 서로 서로 해주는 것이죠. 큰 소리로 외치며 서로에게 힘을 불어넣어주는 소리는 있을지언정, 찡그리거나 욕하거나 비난하는 모습과 소리는 없는 것이죠. 평소 축구에 대해 자신없어하던 초등학생이 골을 넣고 마냥 기뻐하는 그 모습은 아주 자그마한 열정이 타오르기 시작하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는 이와 같이 ‘ (1)함께하는 수비, (2)함께하는 공격, (3)함께하는 믿음, (4)솔선수범하는 희생, (5)즐기는 열정’ 다섯 가지가 바로 인간의 공동 활동에 필요한 ‘협업(協業: cooperation)의 필수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20세기 초 프랑승의 농업공학자 막스 링겔만의 실험에 의하면 협업에 참여하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개인별 노력의 최대량이 줄어드는 경향(사회적 태만 현상; social loafing)’이 발생한다고 하지만, 이는 협업(協業)의 부정적 측면을 직시한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사회복지현장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사의 경우, 동료 직원들과 또는 팀 상호간 그리고 지역사회 복지시설 또는 자원들과의 네트워크로 많은 어려움과 힘듦을 겪고 있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그 원인에 대해서는 너무 간단히 진단해버립니다. “나와 뜻이 달라, 열정이 없어, 이기적이야등의 표현으로.

 

한번 생각해봅시다. 사회복지사인 우리 자신은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는 동료 또는 지역주민들에게 함께하는 수비, 함께하는 공격, 함께하는 믿음, 솔선수범하는 희생, 즐기는 열정을 느끼도록, 생각할 수 있도록 보여주고 있는지를, 나에게 이런 요소들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를

 

인생이라는 축구장에서 나 자신뿐만 아니라 동료 직원들과 지역주민들과 함께 멋진 팀을 만들어 즐겁고 행복한 축구시합을 열어나가보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사회복지사 여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