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의 전문직업적 정체성과 사회행동에 관한 연구(개념-사회행동)

(1) 사회행동의 개념

사회행동(social action)은 지역주민들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결정에 대해 자신들의 통제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집단적인 노력, 다수의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고 사회문제에 바람직한 사회변화를 가져오며, 그와 같은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복지활동의 과정, 집중적인 집단행동(박용순, 2006: 175)을 의미한다. 

즉, 사회행동은 지역사회복지와 관련된 주요 정책이나 결정들이 내포하고 있는 불합리한 문제에 대해서 지역주민들이 단합된 힘을 과시하여 그들에게 유리한 결정을 도출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하는 파당적(partisan)인 활동(Rubin & Rubin, 1986: 209, 박용순, 206: 175 재인용), 사회문제에 직면하여 그것을 경감시키고 해결하려는 전문가와 일반인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구체적인 노력(Skidmore & Thackeray, 1976: 337, 박용순, 2006: 175 재인용)으로서, 개인이나 집단을 동원하여 여론, 공식적 정책, 행정적 행동 등에 영향을 주려는 조직화된 노력을 포함(Dunham, 1970:248, 박용순, 2006: 175 재인용)한다. 

사회행동의 본질은 사회복지사에게 사회적 약자들이 사회적 목표를 성취할 때 정확하게 초점을 맞출 수 있도록 도와주는 데 있다. 즉, 사회행동은 체제의 구조나 체계를 뒤엎는 것이 아니라 현존하는 체제의 실체를 수정하고 개혁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김상규 외, 1990: 159, 박용순, 2006: 176 재인용). 따라서 지역사회복지에서 사회행동은 지역사회의 현존 제도적 준거틀을 그대로 수용하면서 점진적인 변화를 가져오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박용순, 2006: 176).

 

(2) 사회행동의 특징과 기능

 

사회행동은 

첫째, 지역주민을 위한 방어적인 것으로서, 항상 지역사회의 변화를 위한 제안과 그 제안에 대한 저항이나 옹호를 포함하고 있으며

둘째, 지역사회의 관련 전문가들이 바람직한 것으로 생각하는 지역사회복지의 계획된 목표를 포함하며

셋째, 지역사회 내의 어떤 개인이나 집단에서 특별한 행동노선을 따르도록 하는 최선의 노력을 포함하며

넷째, 물리적 강압이나 강요는 포함하지 않지만, 다양한 형태의 심리적․사회적인 압력은 즉, 교육, 설득, 선전, 압력 등과 같은 방법을 채택하며 

다섯째, 방법과 목표는 합리적 또는 비합리적일 수도 있으며

여섯째, 행동을 바람직한 것으로 미리 정해 놓은 지역사회개혁과는 달리 사회적 가치와 관련지어 중립적 개념의 어떤 방법이나 절차로 파악되어지는 특징(Dunham, 1970: 249-253, 박용순, 2006: 177 재인용)을 가진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행동이 지역사회에 기초하여 특정 지역문제나 사회적 약자의 권익보호와 문제해결을 추구하는 집합적인 대응하기 위해서는, ‘전문가들(또는 지역주민들)의 적극적이고 주체적인 참여, 조직화를 통한 정치적 영향력과 사회적 권리 확보, 전문가 또는 지역주민들 자신의 역량으로 사회연대성을 형성하고 지역사회통합을 이룩할 수 있는 공동체의식 강화 그리고 지역사회의 제반환경 변화를 통한 지역사회복지 실현’이라는 기능(오정수, 류진석, 2004: 287-289 ; 박용순, 2006: 178)을 갖추어야 한다.

 

(3) 사회행동 전략

 

사회복지사들의 사회행동을 둘러싼 엇갈린 시각은 사회행동이 전문인으로서의 그들에게 적절한 행위인지에 대한 여부뿐만 아니라 그 범위나 전략에 대해서도 상당한 차이를 보여 왔다(이태영, 2002 : 70).

 

사회행동은 지역사회 내 사회적 약자들의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결정에 대해 이들의 통제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집단적 노력, 행동으로서, 사회변화를 위한 개입의 전략으로 ‘절차적인 접근법과 직접적인 접근법(박용순, 2006: 176)’ 또는 ‘합의적 전략과 대립적 전략(이태영, 2002 : 70)’ 등이 있다.

절차적인 접근법은 의회나 공식적 조직의 절차를 밟아 수행하는 사회행동이고, 직접적인 접근법은 절차적인 행동과는 달리 개인적인 행동을 지칭한다. 합의적 전략이란 변화에 대한 합의적 접근으로 통합된 공동체, 동질적인 이익, 사회의 목표와 수단에 대한 동의 사회 내 구성원들 사이의 협력의 가능성을 전체로 하고 변화에 대한 반대는 이익의 갈등이 아니라 무지, 잘못된 정보, 무관심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가정한다. 이 상황에서 사회행동은 합리성, 교육, 설득, 협력 등의 전략을 통해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목표이고 이 과정에서 사회행동가들은 조력자(enabler)와 촉매자(catalyst)의 역할을 수행한다(Warren, 1971 : 16-25 ; Khinduka & Coughlin, 1975 : 10 ; 이태영, 2002 : 70 재인용). 

대립적 전략은 합의적 전략의 전제나 가정이 충족되지 않을 때 사용된다. 공동체내의 합의의 결핍은 변화에 대한 반대에서 기인하는 것이며, 협력이나 설득이 성공할 수 없을 때 직접행동을 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전략에는 집회나 성토대회, 피켓팅(picketing), 행진, 보이콧(boycott), 농성 등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최일섭․류진석, 1997 : 270-285 ; 이태영, 2002 : 70 재인용). 그리고 힘의 결집이라 함은 ‘지역사회 내에서 사회행동을 원만하게 전개하기 위해서 정보력, 인적자원 동원력, 피해(불편과 손해)의 잠재력 등과 같은 다양한 힘의 원천 중에서 어떤 유형의 힘을 결집시킬 것이냐’ 하는 측면의 전략이며, 합법성의 확보는 ‘기존이 법과 질서 속에서 지역사회의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영속적인 성공 전술을 선택함으로써, 과격한 전술로 인한 역공격을 자초하여 행동집단이 추구하는 목표를 무산시키는 결과를 방지’해야 한다는 전략을 의미하며, 타조직과의 협상이란, ‘사회행동의 전개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타 조직과의 연계 체계의 선택 유형 즉, 협조, 연합, 동맹 등의 선택 전략을 의미’하며, 전술적 연결이라 함은 행동집단의 특정한 성과를 거두기 위해 주로 활용하는 압력전술, 법적전술, 항의전술 상호간의 연결 방법 전략을 의미한다. 그리고 협상의 전개라 함은, 집단행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어떻게 협상을 할 것인지, 협상의 토대가 되는 갈등의 범위를 어느 정도로 할 것인지 등에 결정하는 전략을 의미한다(박용순, 2006 : 179-183).

 

(4) 사회복지사와 사회행동

 

19세기 말 산업화의 진전에 따른 빈곤이나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으로 등장한 사회사업은 그 시초부터 개인의 변화를 통한 환경에의 적응과 개인을 둘러싼 환경의 변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였다. 그러나 20세기 들어 사회사업의 전문화가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그 과정에서 사회사업의 목표가 개인의 변화 및 치료에 초점이 맞추어지면서 사회개혁을 위한 사회복지사들의 사회행동에 대한 참여는 사회사업의 역사를 통하여 꾸준히 논란의 대상이 되었으며, 이는 사회사업의 목표와 관련한 소위 ‘원인(cause)-기능(function)'사이의 논쟁 즉, 사회사업적 개입의 목표가 전문성을 기초로 한 클라이언트의 환경에 대한 적응인지, 사회행동을 통한 사회변화인지 그리고 사회사업의 주된 개입대상이 빈민과 취약계층인지 아니면 사회의 모든 계층인지에 대한 것이다(Reeser&Epstein, 1987 : 611, 이태영, 2002 : 63, 재인용). 

이에 대해 한국사회복지사의 윤리강령을 보면, 사회복지사들은 전문적 가치의 견지와 전문기술의 습득, 개발에 노력할 것은 물론, ‘개인, 가족, 집단, 조직, 지역과 가튼 복지대상과 직접 일하거나 사회제도적 개선과 관련된 제반활동에 적극 개입한다’고 하여 우리나라 사회사업의 목표가 개인과 사회의 동시적 변화임을 확인하고 있다(이태영, 2002 : 63). 그리고 사회사업의 목표 대비 사회복지사의 역할에 대해서는 Perlman&Gurin(1972)은 ‘의사전달자, 촉진자, 협상가, 전문가, 조력자, 감독자, 주창자, 안내자, 조사자, 교육자, 평가자, 해석자, 카리스마적 지도자, 매개자, 대변자, 사회치료자, 중재자, 원조자, 계획가, 훈련가, 행정가 등’으로 구분(박용순, 2006: 187)하였고, 우리나라에서는 ‘안내자의 역할, 조력자의 역할, 전문가의 역할, 치료자의 역할, 분석가의 역할, 계획가의 역할, 조직가의 역할, 행정가의 역할, 행동가의 역할 등’으로 구분(최일섭, 류진석, 1996: 154-173, 박용순, 2006: 187-189)하고 있다.

 

이처럼 사회사업의 목표가 개인과 사회의 동시적 변화를 통한 모든 사람을 위한 풍요롭고 건전한 삶에 목적을 둔다면, 사회복지와 관련된 지역문제의 이면을 해결하고 대의(causes)로서 지역복지의 실현에 일조해야 하는 차원에서, 사회복지사는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사회복지기관의 피고용인으로서, 사회복지의 전문직 일원으로서, 그리고 기타 단체의 근로자로서 동일한 지역사회 내에서 활동할 경우 각 개인들과 집단을 대상으로 계속 변화하는 지역주민들의 욕구에 따라 임무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사회복지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사회행동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사회행동의 실천역할을 이행(박용순, 2006: 186)해야만 한다.

 

이러한 사회사업가들의 사회행동에 대한 성향에 대해서 Epstein(1969)은 

첫째, 사회복지 전문인의 주된 목표로서 모든 계층 사람들의 개인적 적응을 선호하는 사회사업가는 사회행동과 관련하여 치료자(therapist)적 목표를 설정하고 있는 자들로서 가장 소극적인 행동주의적 성향을 보이는 자로 분류하였고

둘째로, 빈민의 개인적 적응을 목표로 하는 사회사업가는 전통주의자(traditionalist)적 입장으로서 치료자적 입장보다는 사회행동에 대해 보다 적극적 성향을 보이는 자로 분류하였으며 

세 번째로 전통주의자보다 더욱 행동주의적인 사회사업가는 모든 계층의 이익을 위한 사회개혁을 선호하는 개혁주의자(reformist)적 입장으로 분류하였고

마지막으로 가장 행동주의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는 자들은 빈민을 위한 사회변화에 주력하는 행동주의자(activist)적 목표를 설정하는 사회사업가로 분류하였다(이태영, 2002 : 69-70). 

이태영(2002)은 이 집단들 중에서 치료자적, 전통주의자적 목표를 설정하는 사회사업가들, 즉 개인의 적응을 목표로 하는 자들은 행동주의적 성향이 낮은 집단으로, 개혁주의자적, 행동주의자적 목표를 설정하는 사회사업가들, 즉 사회의 변화를 목표로 하는 자들은 행동주의적 성향이 높은 집단으로 구분하였다(이태영, 2002 : 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