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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공학 - 감성의 갭을 없애라!

강호철 2013. 9. 16. 09:35

감성(感性)자극이나 자극의 변화를 느끼는 성질을 뜻하는 것으로서,

이성(理性)에 대응되는 개념으로,

외계의 대상을 오관(五官)으로 감각하고, 지각하여, 표상을 형성하는 인간의 인식능력을 뜻합니다.

 

 

 

일본 아사히 맥주는 캔 뚜껑을 소비자들이 따기 쉽도록 하는가 하면,

마시거나 따르는 데 편리함을 추구하는 차원에서 해당 부위의 모양을 대폭 바꾼 바 있다.

 

아사히, 열기쉽게 캔맥주 뚜껑 바꾸고

아우디는 감성센터 설립해 소음 연구

 

일본의 대표적 주류업체 아사히는 2004년부터 캔맥주의 뚜껑 모양을 대폭 바꿨다. 우선 맥주를 마시는 입구를 넓고 둥글게 만들었다. 맥주를 따르는 양은 종전보다 20%가량이 늘었다. 당기는 탭에서 손가락을 거는 부분을 아치형으로 바꾸고 탭을 띄우는 높이도 종전보다 1가량 더 높였다. 탭에 손가락이 잘 걸리지 않는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을 반영한 조처였다.

 

이를 위해 아사히는 일본 와세다대학 교수들과 함께 장기간의 연구를 거쳤다. 맥주를 마실 때의 목 넘김이 어떤 모양일 때 가장 좋은지 등 소비자가 가질 수 있는 감성적 이미지를 14가지로 정의한 뒤, 맥주를 따를 때의 소리 및 안정감, 캔 뚜껑 표면의 촉감 등 13가지 용기의 물리적 특성 간의 상관관계를 연구했다. 이런 작업의 목적은 소비자들이 가장 맛있고 편안하게마실 수 있도록 하는 데 있었다.

 

이처럼 인간의 감성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제품 설계에 담으려는 감성공학이 산업계 곳곳에서 주목받고 있다. 제품 성능 등에 대한 기술 격차가 갈수록 줄어들면서 새로운 차별화의 요소로 소비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데 주안점을 두게 됐다는 것이다. 감성공학이라는 용어는 1986년 당시 일본 마쓰다의 회장인 야마모토 겐이치가 미국 미시간대 강연에서 자동차는 문화 창조를 도와야 한다는 취지의 연설을 하면서 처음 언급했다.

 

시즈카 히사오 교수(일본 공학원)는 지난 13일 산업통상자원부 기술표준원이 개최한 감성표준화 심포지엄에 참석한 자리에서 알약을 하나 만들더라도 이걸 삼킬 때 어떤 지름 반경과 두께 등으로 해야 편안한 지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감성에 괴리가 있으면 아무리 훌륭한 제품이라도 팔리지 않는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일본뿐 아니라 감성에 대한 연구를 중시하는 글로벌 기업들은 적지 않다. 독일의 아우디는 이미 2002년에 인간감성센터를 설립해 후각팀과 감촉팀, 소음팀 등의 감성 연구에 착수했다. 프랑스의 로레알도 지난해 1억유로를 투자해 모발 연구소를 설립해 염색약과 샴푸 등의 사용감을 연구하고 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관계자는 국내 산업계에서도 아열대 기후에 맞게 취침모드에서 한번 다시 켜졌다 꺼지도록 하는 에어컨을 개발한다거나 가전제품의 작동 소리음을 만들 때 소비자들이 가장 편안하게 느낄 수 있도록 고려하는 등의 시도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몇 해 전 국화 향기가 수면을 유도하는 효과를 연구해 화장품 업체인 아모레 등의 제품 개발에 반영하도록 한 바 있다.

기술표준원은 앞으로 감성 데이터베이스 개발 및 보급을 위한 표준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이날 심포지엄에서 밝혔다.

 

한겨레 신문 황보연 기자 whynot@hani.co.kr

등록 : 2013.09.15 20:34 수정 : 2013.09.15 22:05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