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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계획대로 되는 일이 없을까?

강호철 2013. 8. 13. 13:16

왜 계획대로 되는 일이 없을까?

 

2013/08/02 10:44

M+ 이야기 / 미래에셋+매거진 / http://mstockblog.com/20192953192

 

 

 

방학이 되면 늘 거창한 계획을 짰다. 아침 7시에 일어나 운동하고 공부와 독서, 여행 등 하루 24시간을 

온갖 계획으로 가득 채웠다.

<성문종합영어><수학의 정석>을 방학 중에 한 번씩 떼겠다고 결심했다

야심차게 준비한 방학생활계획표가 흐지부지되기까지는 채 사흘이 걸리지 않았다. 필자의 부끄러운 학창 시절 모습이다.

 

누구나 비슷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수시로 무슨 일이든 계획을 짠다

그런 계획대로 이뤄졌다면 뭐가 됐어도 됐을 것이다. 하지만 계획을 어김없이 실천해 성공했다는 사람은 눈을 씻고 봐도 없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게으른 존재여서 인가, 아니면 당초 계획이 너무 지나쳤던 것인가

 

행동경제학자의 창시자이자 2002년 노벨상 수상자인 대니얼 카너먼은 이런 문제들에 주목했다

사람들이 결과에 대해 과도하게 낙관적인 예상을 하는 모습을 어디서나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계획을 세울 때 최적의 상황 만을 상정해 소요시간을 적게 잡는 경향을 계획 오류(Planning Fallacy)’라고 불렀다

사람들이 자신의 성공 가능성을 지나치게 낙관하는 것은, 보고싶은 것만 보고 자신의 생각에 부합되는 정보만

받아들이는 심리가 강한 탓이다.

 

심리학자 뷸러, 그리핀, 로스가 계획 오류와 관련해 흥미로운 실험을 벌였다

 

이들은 심리학과 학생들에게 논문 한 편을 완성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최대한 정확히 계산해 보도록 했다.

학생들은 일반적인 경우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 될 경우 모든 단계에서 문제가 생긴 경우 등

세 가지 상황에서의 예상 소요시간을 적어냈다. 그랬더니 학생들의 답변(평균)

의 경우 33.927.448.6일이었다

 

그러면 학생들이 실제 논문 한 편을 쓰는 데 걸린 시간은 얼마였을까. 55.5일이었다

모든 단계에서 문제가 생긴다고 가정했을 때()보다도 일주일이나 더 걸린 것이다(크리스토퍼시, <이코노믹액션>).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도 앞으로 벌어질 변수를 모두 예측하고 대비 계획까지 일일이 세운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는 인간이 아닌 신의 영역일 뿐이다.

 

일본 소니사의 계획 오류

 

LG경제연구원은 2010소니 사례에서 배우는 계획 오류라는 보고서를 통해 

1990년대 세계 1등 기업이었던 소니가 왜 2000년대 들어 몰락했는지를 분석했다

 

결론은 소니가 너무 앞서갔고, 너무 구체적이었으며, 너무 자신만만했다는것이다.

소니가 1990년대에 이미 디지털 시대의 도래를 예측한 것은 맞았다

하지만 소니는 당시 차세대 기술로 각광받던 LCD PDP에 대해 투자하지 않고

탁월한 기술이지만 상품화하기까지는 요원한 OLED로 건너 뛰었다

 

그 결과 TV 시장의 주도권을 삼성과 LG에 넘겨주고 말았다.

 

또한 소니는 미래가 불확실한 상태에서 미디어, 게임, 정보통신등 다양한 분야에서 너무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다

메모리 스틱과 아이링크로 디지털기기를 연결하려던 계획은 산업 표준이 다른 방향으로 진화하며 무용지물이 돼 버렸다.

 

가장 큰문제는 너무 자신만만했던 점이다. 당시 소니는 1등 기업이었고, 소비자를 자신의 왕국 안에 잡아둘수 있다고 믿었다.

소니는 2004년 애플 아이팟에 대응하는 음악 플레이어를 출시할 때 보편적인 MP3가 아닌 

독자포맷(ATRAC)을 내놨지만 실패했다

 

계획과 실제의차이가 바로 착오다. 이 착오가 소니의 계획 오류이자 실패 요인인 것이다

LG경제연구원은 체인의 법칙이 적용됐다고 봤다. , 체인의 강도는 가장 약한 고리에 의해 결정다는 이야기다

소니의 제품과 서비스는 탁월했지만, 서로 연결되는 순간 가장 취약한 부분에서 전체의 품질과 만족도가

결정된 것이다.

 

소니처럼 잘나가던기업의몰락은자신의능력을과대평가하

고 자신이 세운 목표는 반드시 달성할 수 있다는 지나친 과신에서 비롯된다

다시 말해 적은 바로 자신의 내부에 있는 것이다.

 

최악의 상황 상정한비상계획필요

 

그렇다면 계획 오류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카너먼내부 관점(Inside View)’외부 관점(Outside View)’이란 개념을 제시했다

내부 관점은 계획입안자들이 자신들을 둘러싼 구체적 환경에서 자신들의 경험과 지식 속에서만 판단하는 것이다

내부 관점에 몰입되면 럼스펠드 전 미국 국방장관이 지적한 ‘언노운 언노운스(Unknown Unknowns)’, 

즉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모르는 상황이 되고 만다.

 

반면 계획 입안자가 아닌 제3자라면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을 선입견이나 편향없이 볼 수 있다

예컨대 음식점을 개업한 사람 10명 중 6명이 3년 안에 문을 닫는다

이는 객관적 통계이자 현실, 즉 외부 관점이다. 하지만 예비 창업자라도 자신이 3년 안에 망할 지도 모른다는 것을 

의식하고 개업하지는 않는다자신만은 예외라고 여기는 것이다

 

아무리 치밀하게 계획을 세웠더라도 이해관계가 없는 객관적인 통계나 제3자의 검증을 거치지 않고 밀어 붙인다면

필연적으로 실패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객관적인 외부관점이 주관적인 내부 관점과 경쟁할 경우 외부 관점이 이길 수 없다는 게 카너먼의 설명이다

한번 굳어진 확신은 여간해서는 깨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렇기에 오늘도 사람들은 음식점을 개업하고, 누군가 귀띔해준 주식을 사고, 무언가 돈을 굴릴 대상을 찾는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시작된 지금, 각자 제2의 인생계획을 야심차게 세우지만 

의욕이 클수록 실패 확률은 높아지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계획을 짜지 않으면 계획 오류도 없다는 말은 답이 될 수없다

실패를 최소화하는 방법은 최상의 계획을 짜는데 있는게 아니라 만일의 사태

즉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 위험요소를 제거하는컨틴전시플랜(비상계획)’을 짜는 것이다.

주위의 다양한 성공 및 실패 사례와 그에 관한 통계를 참조해 계획에 드리운 장밋빛부터 걷어내는 것이 필수다.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의 비밀

 

 

 

 호주 시드니 하면 떠오르는 것이 오페라 하우스다. 푸른 바다와  요트 돛을 연상시키는 조가비 모양의 흰 지붕이 멋진 조화를 이   세계적인 걸작이다. 국제설계공모전에서 1등으로 뽑 힌 덴마크  건축가 요른 우트존의 설계로 1973년 완공됐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가 개관식테이프를 잘랐고, 2007년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됐다

 지금은 엄청난 관광객을 끌어 모으는 명소지만 건축과정에서는  꾸로 엄청난 애물단지였다

 호주 정부는 1957년 공사를 시작할 때 6년 뒤인 1963년 개관을  표로 공사비 700만 달러면 완공될 것으로 판단했다. 역동적이고  진 디자인이 나중에 호주를 대표할 기념비적 건축물로 탄생할 것으  로 기대했다

하지만 건축에 들어가면서 예상치 못한 온갖 문제들이 쏟아졌고 공사는 더디기만 했다. 공사가 늦어지면서 돈이 더 들어갔고, 문제점을 보완하면서 공사는 더욱 지연됐다. 결국 당초 목표보다 10년이나 늦은 1973년에야 완공됐다. 총비용은 예정 공사비의 14배인 1200만 달러에 달했다. 오페라하우스 개관일에 맞춰 결혼식을 올리려던 커플이 정작 완공 뒤에 보니 이혼한 뒤였더라는 웃지 못 할 일화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대규모 국책사업에 본래 계획보다2, 3배 많은 돈이 든 사례가 허다하다새만금 사업은 13000억원을 예상했으나 두 배가 넘는 34000억원이 들었다. 경부고속철도는 58000억원이면 가능하다고 봤지만 실제로는 세 배인 18조원이 투입돼야 했다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질까. 국책사업은 전문가들이 치밀하게 계획을짜지만 아무리 유능한 정부도 모든 변수를 다 예측할 수는 없다. 예컨대 공사 과정에서 주민과의 마찰, 갑작스러운 천재지변, 공사장 안팎의 사고 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개인이든 정부든 거창하고 확실해 보이는 계 획일수록 의심하고 따져보는 게 상책이다.

 

[출처]왜 계획대로 되는 일이 없을까?|작성자MSto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