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인 나는/사회복지사의 사상

77. 변화의 주체인 사회복지사가 되자!

강호철 2016. 4. 23. 03:29


사회복지현장에서 근무하면 우리 사회복지사는 조직이 ~하게 변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종종 한다.(물론 중간관리자급의 사회복지사도 이런 표현을 쓴다.) 오늘은 이 표현이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과연 적절한 표현인지, 이 표현이 추구하는 것이 달성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선행되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사색을 하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먼저 조직이 ~하게 변했으면 좋겠다.”는 표현에서 사용되고 있는 조직’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자


사회복지사가 변화되길 희망하는 조직은 도대체 무엇을 지칭하는 것일까? 사회복지계를 의미하는 것일까, 사회복지시설을 의미하는 것일까, 동료 사회복지사를 의미하는 것일까, 중간관리자를 의미하는 것일까, 이것도 아니면 시설장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 글을 읽는 사회복지사 여러분은 명쾌하게 이것을 의미한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돌이켜보면, “조직이 ~게 변했으면 좋겠다.”는 표현을 할 때, 우리 사회복지사는 너무나도 막연히 조직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 아닌가라는 의문이 강하게 든다.


만약, 조직이 사회복지시설을 의미한다면, 이 사회복지시설은 정말로 변할 수 있는 것일까. 사회복지시설이 우리 인간처럼 개체라는 존재자라고 할 수 있을까. 물론 법 규정 상으로 시설의 정의 및 기능과 역할에 대해 규정은 되어 있지만 이것이 곧 존재를 의미한다고 볼 수는 없지 않은가. 이는 곧 우리 사회복지사가 변하기를 바라는 조직인 사회복지시설은 변화의 개체가 존재하지 않는 무형의 존재이기에 변할 수 없다고 봐야할 것이다.


이와는 달리 조직‘중간관리자 또는 시설장을 지칭 한다면, ‘조직이 변했으면 좋겠다.’는 말은 잘못된 표현 아닐까. ‘우리 시설장이 이렇게 변했으면 좋겠어.’라고 말하는 것이 적절한 표현 아닐까그렇다면 중간관리자 또는 시설장이 변하면 조직도 변한다.’라는 표현은 맞은 것일까


여기서 한 가지 개념을 더 알아보고 가도록 하자. 바로 사회라는 단어이다.

우리는 사전적 개념으로 사회는 인간의 집단적 상호작용 체제이다라고 알고 있다. 그렇다면 사회는 개개인의 합을 뛰어넘는 그 이상의 독립적인 실체(사회 실재론)일까 아니면 개개인들의 집합체에 불과(사회 명목론)할까.


아마 사회복지사 여러분 중 대다수는 사회 명목론을 지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중간관리자 또는 시설장이 변하면 조직도 변한다.’는 말은 맞는 표현이라고 할 수 없지 않을까.(사회명목론에 비추어 조직 실재론 보다는 조직 명목론을 인정하는 것이기에)


이쯤에서 조직이라는 단어의 개념에 대해 한 번 알아보도록 하자.


조직(組織)은 사전적으로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인간 개개인이 함께 만든 체계 있는 집단이라는 개념을 가진다. , 조직은 동일한 목적을 갖고 있는 인간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왜, 우리는 중간관리자 또는 시설장이 변해야 우리 조직이 변한다.’라고 종종 생각하고 주장하는 것일까. 중간관리자 및 시설장 또한 동일한 목적을 갖고 있는 동 조직을 구성하고 있는 개개인 중에 한 사람에 불과한데 말이다


역설적으로 표현하면, 사회복지사 여러분 개개인이 그 사회복지시설의 목적 및 기능과 역할에 어느 정도 동의를 하면서 입사를 한 것 아닌가. 이에 동의한다면, ‘시설의 변화를 위한 중간 관리자 또는 시설장의 변화 요구는 사회복지사 여러분의 조직 선택 결정에 반하는 행위가 되는 것은 아닐까.


여기서 단어 하나를 더 살펴보도록 하자. 바로 변화라는 단어이다.


변화(變化)사물의 성질, 모양, 상태 따위가 바뀌어 달라짐.’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철학적 관점에서 변화의 개념을 살펴보면, 사물은 양적 규정성과 질적 규정성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 이에 사물의 질() 존속과 결부되어 있는 양적 규정성에 관해 다소 점진적으로 행해지는 변화(양적인 증대 내지 감소)가 축적되고 이것이 점차로 사물의 고유한 한도를 넘어서면 사물의 근본적인 질적 변화, 즉 새로운 질()로의 이행이 일어나게 된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을 사물의 합법칙적 발전에서의 비약이며 전화라고 말한다. , '양적 변화에서 질적 변화로의 이행'인 것이다. 사회생활에 있어서도 자연과 마찬가지로 양적 변화와 질적 변화가 일어난다고 한다. 전자는 '진화'라는 개념으로, 후자는 '혁명'이라는 개념으로 정의된다. 그런데 무엇이 이런 변화를 일으키는가? 일반적으로 '양적 변화가 질적 변화를 일으킨다.'고 하지만, 전자가 후자의 원인은 아니다. 변화의 원인은 사물의 내부에 존재한다. 사물의 고유한 본질을 이루는 모순이 그 원인으로서, 양적 변화 및 그것의 질적 변화로의 전화는 이러한 모순의 발현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일례를 들어 보자. 토마토는 크기와 무게 등의 양적 규정성이 있지만 토마토가 토마토의 질을 유지하고 토마토이기를 계속한다는 것과 결부되는 양적 규정성은 신선도이다. 이 신선도가 어느 정도 떨어져도 토마토는 아직 토마토일 수 있지만, 이 과정이 진행되어 그 토마토에 고유한 한도를 넘어선 단계에서는 더 이상 토마토라고 할 수 없게 된다. 즉 토마토에 근본적인 질적 변화가 일어나 새로운 질로의 이행이 행해진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변화 [Change, 變化] (철학사전, 2009., 중원문화) 내용 재편집 함)


상기와 같은 변화에 관한 철학적 관점을 조직에 적용한다면, 조직 또한 양적 규정성과 질적 규정성을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으며, 조직의 변화는 양적 규정성에 관해 다소 점진적으로 행해지는 변화 예를 들면, 조직원의 변화, 조직원 개개인의 변화, 조직원 수의 증감 그리고 조직의 사업 행태 변화 등이 축적되어 조직의 고유한 한도를 넘어서면 조직의 근본적인 질적 변화 즉, 양적 변화에서 질적 변화로의 이행이 발생한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만약 이 생각이 틀리지 않다면, 조직의 양적 변화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은 무엇일까.


나의 입장에서는 조직원 개개인의 변화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조직원 개개인의 변화에는 팀원으로부터 시설장까지 조직원 모두가 포함된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이런 판단을 바탕으로 하면, 조직의 질적 변화는 시설장의 변화만으로 이뤄질 수 없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렇다면 무엇이 필요한 것일까. 내가 도출한 해답은 조직원과 시설장이 함께 만들어내는 변화 융합만이 조직의 질적 변화를 도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나의 생각을 어느 정도 뒷받침할 수 있는 이론이 있을까인터넷 검색을 통해 우연히 마주하게 된 르윈(Lewin)의 조직 변화이론에 대해 한 번 살펴보도록 하자.


장 이론(field theory) 제시를 통해 조직 개발에 활용한 르윈(Lewin)유기체의 상태는 대립하는 힘의 장의 결과이며, 현재 상태는 서로 반대 방향으로 밀고 당기는 힘이 평형을 이루고 있는 하나의 시스템이라고 보았다. , 조직의 상태는 변화 추진력과 변화 저항력이 평형을 이루어 조직 평형을 이루고 있는 하나의 시스템 상태로서, 조직 변화는 조직 평형 상태에서 바람직한 상태로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하였다. 이와 같은 주장을 바탕으로 르윈은 조직 변화이론에서 조직변화 단계를 해빙(unfreezing), 변화(change), 재결빙(refreezing) 단계로 구분하였다. 첫 번째 해빙(unfreezing) 단계는 구성원들이 고정관념과 비효과적인 행동 특성과 경향성을 인식하고 현재 상태에서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발견하여 변화를 수용할 태도를 갖는 변화의 준비 단계이다. 두 번째 변화(change) 단계는 변화 관리자가 의도하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를 꾀하는 단계로서, 새로운 패턴으로의 변화를 위한 수용, 동일시, 내면화가 나타나는 단계이다. 수용(受容)은 보상을 받거나 처벌을 회피하기 위해 타인이나 다른 집단의 영향력을 수용하는 것이고, 동일시(同一視)는 타인이나 다른 집단에 자신의 자아상을 일치시키며 수용하는 것이며, 내면화(內面化)는 타인의 가치관을 받아들여 자신의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을 뜻한다. 세 번째 재결빙(refreezing) 단계는 변화를 통해 새로 수립된 경향성이 행동으로 안정적으로 나타나고 그 행동이 조직 전반에 걸쳐 안정화되게 만드는 단계이다. 이때 평가가 중요한 요소인데, 평가를 통해 변화의 손익을 구성원이 판단할 수 있으면 체계적인 변화를 지속해 나갈 수 있다고 한다.[네이버 지식백과] 조직 개발 [organizational development] (심리학용어사전, 2014. 4., 한국심리학회) 내용 재편집함)


처음 읽어서는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좀 난해한 설명이기는 하지만, 상기 르윈의 조직변화이론 두 번째 변화(change) 단계에 우리는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변화(change) 단계는 새로운 패턴으로의 변화를 위한 수용, 동일시, 내면화가 나타나는 단계라고 기술되어져 있다. 여기서 이와 같은 수용, 동일시, 내면화는 중간관리자 또는 시설장에게서만 나타나야 할 것인가 아니면, 중간관리자 또는 시설장에게서 우선적으로 나타나야 할 것인가. 나는 이 두 가지 의견 모두 아니다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에 대해 궁금하게 여길 것이다. 우리 모두 앞서 변화에 대한 철학적 관점을 소개한 글에서 일반적으로 < 양적 변화가 질적 변화를 일으킨다. >고 하지만, 전자가 후자의 원인은 아니다. 변화의 원인은 사물의 내부에 존재한다. 사물의 고유한 본질을 이루는 모순이 그 원인으로서, 양적 변화 및 그것의 질적 변화로의 전화는 이러한 모순의 발현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라는 문장을 재 음미해보자. 다 읽어 보았는가. 이 문장의 의미를 조직의 본질을 이루는 모순을 통찰 또는 통찰하는 과정상에 있는 조직원(중간 관리자 및 시설장 포함) 개개인의 양적 변화의 융합(: 수용, 동일시, 내면화)에 의해 조직의 질적 변화는 도출되는 것(이 모습이 조직의 문화 형성 아닐까)이다.’라고 바꾸어 표현한다면 이 글을 읽고 있는 사회복지사 여러분은 공감하겠는가.


나 자신은 현재 상기 생각에 공감한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조직원 개개인이 자기 자신의 변화를 꾀하지 않는 상태에서 그리고 조직원 개개인의 변화 융합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상태에서 중간관리자 또는 시설장의 변화만을 요구하는 것은 바람직한 조직의 질적 변화를 이끌어내는데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