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조리마을을 돌고 나와서 성산리마을로 들어섰을때 길가 한 모퉁이에 가지런히 세워진 오토바이들과 마주치게 되었다. 모양도 다르고 색깔도 다른 존재들. 그 모습과의 조우를 통해 한 순간 와 닿는 느낌. 다정다감. 생명체도 아닌데, 어떻게 이런 느낌을 안겨주는 것일까. 생각해보니 거기에는 소외나 차별이 존재하지 않았다. 보여지는 모습이 바라보는 모습이 그져 좋았던 것이다. 길을 걸으며 마주하는 사람들에게 자꾸만 형형색색을 입히고자 하는 나 자신이 한 없이 작아지기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