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나라 국민이 사회문제와 관련해서 관심이 증폭되어지고 있는 사안을 두 가지 꼽으라면

 

첫째는 '피의자의 자수에 대한 경찰 거부'이고

둘째는 '탈북자 모자의 아사'일 것이다.

 

그런데 상기 2가지 사건 상호간에는 그 어떤 관련성도 공통성도 없는 것일까.

 

필자의 입장에서는 '관계의 문제요, 매뉴얼의 문제요, 사회문제에 대한 정책적 접근 방식의 문제'라는 3가지 관련성이 존재한다고 말하고 싶다.

 

첫번째 '관계의 문제'이다.

 

인간이 사회를 형성하여 삶을 영위하는 방식은 '협력의 방식, 경쟁의 방식, 갈등의 방식'으로 나뉘어 진다. 그러면 상기 2가지 사건은 어떤 삶의 방식에 의해 발생한 문제일까. '갈등의 방식'에 의해 표출된 문제아닐까.

 

사회에 '갈등'이 만연해지면 인간 상호간에는 '불신'이 만연해지고 그 결과 '자신의 안위 또는 우리 가족의 안위'만을 강하게 인식하게 된다. 나를 둘러싼 관계에 대해 무관심해지는 것이다. 그 결과 사회에서의 나의 행위는 소극적 책임을 다하는 범주에 안주할 가능성이 높게 된다.

 

예를들면, 매뉴얼을 적극 활용하게 된다. 매뉴얼에 기재된 절차와 횟수 등을 기계적으로 따라하기만 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는 나의 책임으로 인지하지 않게 된다. 이는 사회복지분야에서 '사업계획서'에 충실한 것이 사회복지에 충실한 것으로 오인되는 것과 유사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두번째 '매뉴얼의 문제'이다.

 

한 번 생각해보자. 매뉴얼이 왜 존재하는 것일까. 나를 위한 것인가 아니면 고객을, 시민을 위한 것일까. 그렇다. 매뉴얼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타인을, 시민을, 국민을, 국가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나를 위함이라는 것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성격을, 가치를, 존재 이유를 갖는 매뉴얼이 21세기 사회에서는, 사회복지현장 등에서는 '관계의 문제'와 결합되어 '나의 안위'를 제1순위의 가치로 떠받드는 형태로 변질되어버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상기 2가지 사건 관련 기사를 살펴보면, 관계 공무원들 입장에서는 매뉴얼대로 처리했음을 직간접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즉, 나는 직무 대비 매뉴얼대로 할 것은 했다. 그런데 지금 발생한 이 사건은 나의 직무 대비 매뉴얼 대비 내가 책임져야 할 범주를 넘어섰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주장 형태에서는 본 사건들에 대해 책임져야 할 주체가 불분명한 상태에 빠지고 만다.

 

세번째는 '사회문제에 대한 정책/제도의 접근 방식의 문제'이다.

 

필자는 현 시점에서, 앞으로 우리나라 사회복지의 가장 큰 문제점은 '대인복지서비스'관점이라고 항상 주장하고 있다.

 

사회문제에 대해 사회, 경제, 문화 그리고 욕구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개념으로 논하면서 정작 그 예방 및 해소 방법으로는 대인 관점에서 즉, 개인책임주의 관점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무엇을 의미할까. 상기에서 지적한 첫번째 문제인 '관계'를 중시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관계를 중시하지 않기 때문에 특정 사회문제에 다방면 영역으로 나뉘어져 접근하는 다양한 전문가 집단과 전문가들이 서로 연계가 안 되는 것이다. 아니 연계를 추진하는 것 자체가 바보스러운, 뒷 감당을 할 수 없는 일이, 직무 대비 권한을 넘어서 버리는 일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 사회복지가 시혜적 관점, 개별적 복지관점, 의료적 재활모델 관점 등을 벗어던지고 사회적 모델 관점, 사회통합 및 참여 관점, 역량강화 및 자립 모델 관점으로 갈아입기는 하였지만... 옷을 바꿔입었다고 해서 그 옷을 입은 사람의 성향까지 바뀐 것은 아니지 않겠나.

 

탈북자 모자 아사 사회문제를 들여다보자. 과연 사각지대였을까 아니다. 공적부조차원에서 접근하고 있었고, 탈북자 관리시스템도 있었고, 수도 및 전기 관리 시스템이 있었고, 이밖에 사회복지 서비스 및 이웃과의 관계 등과 같은 공공 또는 민간 복지서비스가 어떤 형태로든 연결되어져 있었고, 있었을 것이다. 이런 상태가 과연 '사각지대'일까. 사각지대가 아니라 '미필적 방임' 상태라고 봐야할 것 아닐까.

 

위험 시그널은 각 영역에서 그 정도는 다르지만 잡히는데... 그 위험 시그널의 결과는 인지하고 싶지 않았었던 것은 아닐까. 혹, 걱정은 되는데 걱정으로만 그쳐버린 것은 아닐까.

 

마무리해보자.

 

요즘 우리나라 복지정책의 화두는 '커뮤니티 케어'이다.

 

필자 입장에서는 상기 3가지 관점의 문제에 대해 제대로 고민하지 않고 전시적 차원의 정책을, 행정을 추구한다면 '커뮤니티 케어'는 말 그대로 '시혜적 관점의 복지, 케어 국민과 비케어 국민을 양분하는 정책, 사회문제 예방 및 해소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 정체성이 없는 모방 정책, 복지국가 구현을 저해하는 정책'이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를 예방 및 해소하기 위해서는 '관계'에 포커스를 맟춰서 대인 관점에서, 가정 관점에서, 지역사회 관점에서 관계를 강화시킬 수 있는, 관계 강화를 바탕으로 갈등과 불신이 해소되는, 관계를 바탕으로 사회문제에 대해 신속하게, 적절히, 체계적으로, 발전적으로 연계와 협력이 살아 숨 쉬는 커뮤니티 케어 정책 및 제도가 구현되어져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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