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공동체 조성을 위하여/건강한 지역사회

사회문제와 사회복지 가치

강호철 2019. 3. 16. 15:21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달리 표현하면, 인간은 관계적 동물인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관계행위는 어떤 기준에 의해, 어떤 방법으로, 어떤 형태로 형성되고 있을까.

 

‘관계’란 흔히 말하는 ‘친구 관계’, ‘친척 관계’, ‘모자 관계’ 등과 같이 두 대상을 짝을 지어 생각하는 것과 관련된 개념이다.

 

이에 의하면, ‘관계’의 기준은 조상 및 가족(혈연), 교육(학연), 지역사회(지연), 사회적 활동(관심 및 참여) 그리고 사상 및 신념 등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인간은 사회적으로 어떤 형태의 관계적 차원을 형성, 유지 및 발전시켜나가고 있을까. 아마 아래 그림과 같은 관계망을 구축하고 있을 것이다.

 

 

(그림1: 인간 관계망)


즉, 사회적 동물인 인간의 관계는 1차적으로 개인, 2차적으로 사회적 관계, 3차적으로 경제적 관계(예: 1차/2차/3차 산업구조), 4차적으로 행정적 관계(예: 행정부처 등) 그리고 5차적으로 정책/제도적 관계(사상/신념적 또는 정치적 관계)로 구분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놓고 보면, 인간의 관계 차원은 1차적 단계인 개인을 정점으로 해서 1차적 단계에 가까워질수록 ‘자유’의 색채가 짙으며, 그 반대로 5차적 단계에 근접할수록 ‘평등’의 색채가 짙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생각하는 이유는 상기 그림에서 건강(보건의료), 치안(경찰 및 검찰), 교육, 정치 및 행정(의회, 행정부 및 지자체), 정보전달(우체국, SNS) 등과 같은 행정적 관계에 위치한 공공기관의 가치와 제 기능과 역할은 ‘평등’을 구현하는 것이고, 반면에 경제적 관계 즉, 직업 활동, 기업 활동, 상업 행위 등과 같은 영리활동은 평등보다는 자유를 지향하는 성향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나 자신의 안정적 자유를 도모하기 위해 관계를 추구하는 존재’인 우리 인간은 역사적 경험을 바탕으로 다수와의 관계와 다차원적 관계망 하에서 ‘나’에 대한 관계적 차원의 평등이 보장, 구현되지 않고서는 건강한 관계 유지가 힘들고, 궁극적으로 ‘나’의 자유가 침해당할 수 있는 위험 정도가 높아진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단지, 인간의 관계망 안에서 미시적 시야와 사고 그리고 현재의 개인적 욕구 충족 등으로 인해 그 사실을 망각하는 행위를 하고 있을 뿐이다. 그 결과 인간의 관계망 대비 2단계에서 5단계 사이에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것이 곧 사회문제 즉, 인간 개개인의 안정적 자유 향유의 침해 및 저해 등의 유무형 집합체인 것이다.

 

그래서 사회/경제적 그리고 정치적 약자는 ‘자유 구현을 위한 평등한 인격체로서의 보장이라는 원칙과 기준 대비 인간 관계망 안에서 배체 및 소외된 시민’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사회문제는 시대적으로 그 유형이, 영역이 그리고 행태가 동일 또는 유사할까. 그렇지 않다. 그 이유는 사회발전이 곧 인간관계의 발전이기 때문이다. 즉, 인간관계는 우주와 같이 유한하면서도 무한하게 생성, 팽창하고 있는 다차원적 개념이요, 영역인 것이다.

 

그럼 사회문제를 어떻게 접근하여 인식하고 해소 또는 예방해야 할까. 다양한 방법이 제시될 수 있다고 보는데, 여기서는 아래 표와 같이 인간의 관계망과 인간의 욕구를 대비시켜 살펴보는 방법을 그 예로 제시하고자 한다.

 

 

 

(표1: 사회문제 고찰표) 

 

이렇게 접근해보면, 인간 개인이 인간 관계망을 바탕으로 사회적 약자로 또는 소외계층으로 전락할 여지는 즉, 직면 또는 직면할 수 있는 사회문제는 25개 유형(5×5)으로 나누어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시점에서 사회복지사로서 아래 질문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자.

 

  • 사회복지는 상기 그림1(인간관계망)에서 몇 단계에 위치해야 하는 개념일까.

  • 좀 더 나누어 살펴보면, 민간사회복지영역은 몇 단계에, 공공사회복지영역은 몇 단계에 위치해야 할까.

  • 이에 덧붙여 지금 현재의 민간사회복지서비스와 공공사회복지는 몇 단계에 위치하고 있을까.

  • 민간사회복지가 위치해야 할 단계와 현 단계 사이에 갭은 어느 정도 존재하고 있을까.

  • 우리나라 사회보장 정책과 제도는 어디에 위치하고 있고 어느 방향으로 다가서고 있는 것일까.

  • 공공사회복지와 민간사회복지는 같은 방향으로 변화되어져 나아가고 있는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가.

  • 사회복지사인 나는 몇 단계에서 또는 어느 구간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인가. 그리고 어느 단계로 나아가고자 하고 있는가.

 

지금까지의 사고 과정을 통해 사회복지사인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알아야 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첫째, 사회복지는 인간의 관계망 대비 5단계인 정책과 제도 영역에 위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 5단계까지 포괄하고 있는 사상적 단계(6차적 단계)에 위치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렇기에 사회복지는 개개인의 자유 향유에 해당하는 욕구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인간 개개인의 자유 향유가 하위 차원 즉, 1단계에서 4단계의 관계 단계에서 침해되지 않도록 또는 실효성 있게 향유할 수 있도록 조력하는 제 기능과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 사회복지는 각 단계별 관계망에 위치한 지역자원의 제 기능과 역할이 바람직스럽게 활동할 수 있도록 도모 및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즉, 자유를 추구하되 평등을 항시 생각할 수 있도록 ‘등대’와 같은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사회문제에 직면한 고객이 인간 관계망을 바탕으로 사회문제를 인지하고 예방 및 해소해나갈 수 있도록 1단계에서 5단계까지의 개인적 관계 역량을 강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넷째, 고객과 민간사회복지 그리고 공공사회복지가 1단계에서 5단계까지 영역에서 ‘평등 구현’이라는 동일한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즉, 제도 및 정책을 변화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사회적, 경제적 관계의 변화를 유도함으로써, 그 변화 속에서 고객이 자기결정권이라는 자유 향유를 매개로 행복 증진과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하도록 도모해야 하는 것이다.

 

다섯째, 사회문제를 근시안적으로, 미시적으로 고찰하고 관련 해법을 강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시각장애인들이 코끼리의 신체 특정 부위만을 만지고 코끼리에 대한 개념 정의를 내리고자 했던 우화처럼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