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인 나는/사회복지사의 사상

(사상) 97. 사회복지사가 조심해야 할 47가지 사례

강호철 2017. 4. 6. 18:58

 

 

 

 

한비자는 '망징(亡徵: 나라가 망하는 징조)' 편에서 '나라가 망하는 47가지 사례'를 바탕으로 '임금을 중심으로 왕족과 측근, 중신(重臣) 등 상류계급의 부패와 타락 그리고 그들의 주변에서 기생하는 무리들의 모습을 통해 전국시대 말기의 사회 혼란을 아주 구체적으로 열거'하였는데, 본 47가지 사례를 사회복지사 관점에서 어떤 마인드와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 사회복지시설 운영을 함에 어떤 점을 주의할 필요성이 있는지에 개인적 관점에서 정리해 보았습니다.

 

. 대개 임금이 다스리는 나라는 작은데 대부(大夫)들이 차지한 영토는 크며, 임금의 권위는 가볍고 대신들의 권력이 무거우면 그 나라는 망한다.

 

본 문장에서는 영토를 갖고 비유하고 있지만 지식의 시대인 21세기에서는 전문성을 갖고 재해석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 조직 운영에 있어서 오너의 전문성이 조직원의 전문성보다 떨어진다면 그 조직은 발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 법령과 금법(禁法)을 가볍게 여기고 모략과 꾀에만 힘쓰고, 나라 안의 정치는 황폐하게 만들고 나라 밖의 외교와 원조에만 의지하면 그 나라는 망한다.

 

본 내용을 사회복지시설 운영 관점에서 제 고찰한다면 어떻게 될까. ‘법령과 금법을 가볍게 여긴다.’라는 것은 시설운영정관과 사업운영지침 등을 준수하지 않는 조직을 의미할 것이다. ‘모략과 꾀에만 힘쓴다.’라는 것은 시설 운영 및 사업의 내실을 다지기 위한 협업하는 조직이 아니라 혈연, 학연, 지연 등을 바탕으로 한 분당주의, 개인주의, 이기주의 등이 난무한 조직문화를 지적하고 있다고 본다. 달리 표현하면 상생하는 조직이 아니라는 것이다. ‘나라 밖의 외교와 원조에만 의지한다.’는 것은 사회복지시설 본연의 제 기능과 역할에 집중하지 못하고 자치단체 및 의회 등을 대상으로 한 로비에 치중한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고 봐야할 것이다.

 

. 여러 신하들이 쓸모없는 학문만을 익히고 귀족의 자식들은 변설(辨說)을 즐기며, 장사꾼들은 재화를 나라 밖으로 빼돌려 쌓아놓고 백성들은 나라 안에서 곤궁하게 지내게 되면 그 나라는 망한다.

 

쓸모없는 학문만을 익히고 변설을 즐긴다.’라는 것은 이론적 학문 추구를 지적함과 동시에 이를 바탕으로 한 원리, 원칙만을 강조한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 ‘사회문제와 고객의 욕구 등을 등한시 한 채 논리적 타당 유무 등만을 따지는 적폐를 상기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재화를 나라 밖으로 빼돌려 쌓아놓다.’라는 표현은 보조금 유용, 비자금 조성 등과 같은 문제를, ‘백성들은 곤궁하게 지낸다.’는 것은 부익부, 빈익빈을 뜻한다고 볼 수 있겠다.

 

. 임금이 화려한 궁전과 높은 누각 및 정원의 연못 만드는 일을 좋아하고, 호사스러운 수레와 의복 및 기구나 노리개 등의 사치를 즐겨, 백성을 괴롭히고 재물을 함부로 낭비하면 그 나라는 망한다.

 

조직의 오너가 직원 및 고객 등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 기능보강사업을 추진한다면 이에 해당될 것이다.

 

. 임금이 때와 날을 받아 귀신을 섬기며, 복서(卜筮 : 점술)를 믿고, 제사 지내는 일을 좋아하면 그 나라는 망한다.

 

간디는 지금 당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누구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으면 아무런 결과도 얻지 못한다.’라고 하였다. 이는 곧 임금이 문제해결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음을 경고하는 것이다.

 

. 임금이 신하들의 의견을 들을 때, 많은 벼슬아치들의 말을 증거로 참고하여 알아보지도 않고 오직 한 사람만을 밖으로 내보내 정보를 얻는 창구로 삼는다면(: 편향된 정보 취합) 그 나라는 망한다.

 

표면적으론 객관적 정보취합 방법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으나, 내면적으로는 개방형 조직과 폐쇄형 조직 운영 방식의 차이와 그 효과를 구분, 지적하고 있다고 본다.

 

. 나라의 관직이 몇 사람의 수중에 장악되어 있고, 벼슬과 봉록을 돈으로 살 수 있다면 그 나라는 망한다.

 

. 임금이 게으르고 무엇이나 이루지 못하고, 유약하여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하며, 옳은 일과 잘못된 일을 결정짓지 못해 스스로 확고하게 설 수 없다면 그 나라는 망한다.

 

리더십의 기본을 강조하고 있다고 본다.

 

. 임금이 탐욕스러워 만족하지 못하고, 이익만을 가까이하고 좋아한다면 그 나라는 망한다.

 

. 임금이 잔혹한 형벌을 가하는 것을 좋아해 법령을 마음대로 휘두르고, 변설을 즐겨 그 실용(實用)에 힘쓰지 않으며, 아름답게 꾸민 글에 빠져 그 공로를 돌아보지 않으면 그 나라는 망한다.

 

- 규정이나 지침에 의하지 않는 즉, 원칙이 없는 조직운영을 경고하고 있다고 본다.

- 조직원의 아이디어, 의견 등에 대해 그 취지 등을 이해하려 하지 않고 문장 또는 문맥상의 옳고 그름만 따지고(; 문장의 형식만 강조) 양적실적만 중시하고 질적 성과 및 그 과정을 살피지 못함으로써(, 사고와 시야의 폭이 협소함. 중장기적으로 넓고 깊게 바라보지 못함) 직무 담당직원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역량강화를 도모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함을 지적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十一. 임금의 사람됨이 천박해 속마음을 쉽게 들여다 볼 수 있고, 자신의 계획을 남에게 누설하기를 좋아해 조금도 감추지 않고, 여러 신하의 의견과 말을 쓸데없이 이리저리 옮기면 그 나라는 망한다.

 

신하는 임금을 믿고 자신의 생각을 전한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임금을 둘러싼 또 다른 신하를 불편하게 할 수 있는 의미를 내포할 수가 있다. 그런데 이를 임금이 타 신하와 다시 직접적으로 공유해버리면 신하는 타 신하와 갈등상태에 노출되게 되는데, 이는 신하가 임금에게 자신의 생각하는 바를 진솔하게 전하고자 하는 용기를 사라지게 만들어 버린다.

 

十二. 임금의 성품이 너무 강해 신하들과 화합할 줄 모르고, 간언(諫言)을 물리치고 신하들에게 이기는 일을 즐기며, 나라의 이익을 깊이 생각하지 않고 경솔하게 자신의 믿음에만 의지하면 그 나라는 망한다.

 

리더십의 유형으로는 격렬한 리더십, 유약한 리더십, 온유한 리더십이 있다. 이 중에서 바람직한 리더십은 온유한, 포용적 리더십이다. 그 이유는 격렬한 리더십은 보통 탑-다운 형태가 되기 쉽다. , ‘리더를 중심으로 한 조직 운영이 이뤄지는 반면에 포용적 리더십은 바썸-업 형태의 리더십을 발휘한다. 달리 표현하면, 함께하는 조직 운영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十三. 임금이 다른 나라와의 외교나 원조만 믿고 이웃 나라를 얕보며, 강대국의 도움에 의지하여 가까운 이웃 나라를 멸시하면 그 나라는 망한다.

 

이 문장은 권력 의존형 조직 운영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고 본다. 사회복지시설을 운영함에 있어 서비스 가치 구현, 서비스 질 향상, 조직의 전문성 강화 등을 통해 동 시설의 존재가치를 만들어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초점을 두지 않고 도지사를 비롯한 공무원과의 사적 관계 강화를 통해, 정치적 힘을 빌어, 직책과 지위 등을 바탕으로 적절하지 않게 또는 형평에 맞지 않게 조직 운영을 도모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사회복지계와 공무원계 등에서 고립을 도모하게 된다. 그리고 그 결과 동 조직의 조직원의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서 사기와 의욕을 저하시키게 된다

 

十四.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이 처자식과 재산은 나라 밖에 두며, 위로는 임금의 모사(謀事)와 계략(計略)에 참여하고 아래로는 백성 다스리는 일에 관계되면 그 나라는 망한다.

 

자신의 이익만을 취하는 자를 경영에 참여시키지 말라는 의미이다. 사회복지시설에서 중간관리자 또는 계약직 오너를 명퇴 공무원을 대상으로 섭외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와 유사한 상황을 초래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 이유는 자신의 자리 보존, 자신의 위신 강화 등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는 곧 조직 또는 조직원 그리고 고객을 위해 자신을 채용한 오너에게 적극적으로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의지를 방해해버린다. 그 결과 조직과 조직원은 지시형, 수동형 조직과 조직원으로 변질되게 되는 것이다.

 

十五. 백성들은 재상(宰相)을 믿지 않고, 신하들은 임금에게 충성심을 갖고 있지 않는데도, 임금이 총애하고 신뢰해 내쫓지 않는다면 그 나라는 망한다.

 

十六. 임금이 나라 안의 뛰어난 선비를 중용(重用)하지 않고 나라 밖의 사람에게 관직와 봉토(封土)를 주며, 공로를 기준으로 삼지 않고 명성만을 좇아 진퇴를 결정하며, 다른 나라에서 데려온 사람만을 믿고 그 지위를 높게 하여 나라 안의 신하들보다 귀하게 만들면 그 나라는 망한다.

 

이는 조직이 오너의 것인가, 조직 그 자체의 것인가에 대한 사고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것이다임금이 이 나라는 나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바가 강하면, 임금 그 자신을 위해주는 신하만 찾게 된다. 반면에 나라가 나의 것이 아니라 우리의 것이라고 한다면 임금인 나는 단지 한 시기를 책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임금 자신이 힘들더라도 미래의 부국강병을 위해 필요한 인재를 등용할 것이다. 물은 고이면 썩는 법이다. 인간 또한 한 자리에 너무 많이 머물러 있으면 흠이 생기는 법이다오너와 조직 그리고 관리자를 포함한 조직원을 위해서라도 한 자리에 특정 사람을 오래도록 기용하는 것은 주의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반면에 채용한 신하가 지속적 발전을 도모하고자 하는 자세를 키우고 있다면 이를 보장해줘야 한다.

 

十七. 임금이 왕위를 정당하게 승계할 적자(適者)를 가볍게 여기고 서자(庶子)를 대등하게 대접하고, 태자(太子)가 아직 정해지지도 않았는데 임금이 죽으면 그 나라는 망한다.

 

본 내용은 조직에서 보면 인재양성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사회복지시설의 경우는 실무자는 정직이지만 시설장은 계약직으로 채용되고 있다. 그만큼 중간관리자 양성의 중요성과 필요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반면에 十五十六에서 지적한 것처럼 계약직 시설장의 변경으로 인해 중간관리자 특히, 사무국장 또는 기획팀장 등의 자리가 외부 인력으로 채용, 변경되는 것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 계약직 시설장 입장에서 보면 임기 중의 효율성을 도모하는 차원에서는 필요한 조치라고 할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조직차원에서는 매우 바람직하지 않은 인력운영 및 조직운영형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十八. 임금이 자신의 잘못을 모르고, 나라는 혼란스러운데 자신의 능력이 뛰어나다고 자부하며, 나라의 재력(財力)은 살펴보지도 않고 이웃의 적을 가볍게 여기면 그 나라는 망한다.

 

인간 개인의 능력이 조직의 능력을 대변해주지는 않는다. 초한지에서 영웅이었던 항우가 유방에게 패하고 스스로 자결을 선택하는 길로 나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 또한 이와 비슷하다고 할 것이다. 조직의 능력은 협업으로 증감된다고 할 수 있으며, 이와 같은 협업은 직책 또는 지위가 아니라 인간에 대한 상호 신뢰 즉, 믿음을 바탕으로 집약, 표출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十九. 나라가 작으면서도 큰 나라에 대해 겸손하지 않고, 힘은 약하면서도 강한 나라를 겁내지 않으며, 무례하게도 이웃의 큰 나라를 업신여기고, 탐욕만을 추구하고 외교에 졸렬하면 그 나라는 망한다.

 

작고 큼은 누가 판단하는 것일까. 나 자신일까 아니면 타인일까. 어쩌면 이 글은 자만을 경계하라는 뜻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자만은 어떤 양면의 모습을 가질까. 한 면은 거만이요, 다른 면은 비굴일 것이다. 그렇기에 자존심자존감은 다른 것이다.

 

二十.태자가 이미 정해져 있는데도 임금이 강성한 적국에서 후처(後妻)를 맞아들여 정부인으로 삼으면 태자의 자리는 위태로워지고, 신하들은 마음을 바꾸어 정부인 쪽으로 쏠릴 것이니 그 나라는 망한다.

 

위 글은 태자가 이미 정해져 있다. 정부인이 없는 상태이다. 강성한 적국에서 후처(後妻)를 맞아들여 정부인으로 삼았다. 신하들은 마음을 정부인 쪽으로 그 결과 태자의 자리는 위태로워졌다. 태자가 임금이 되었지만 정부인의 권력이 막강하여 국가를 제대로 통치하지 못했다.’라는 5가지 요인으로 나누어볼 수 있을 것 같다.

이 상황을 사회복지현장 또는 조직론 차원에서 살펴보면 어떤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는 것일까. 권한과 책임을 시기적절하게, 조직의 위계질서를 해하지 않는 범주에서 부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은 아닐까.

 

가령 사회복지시설에서 특정 직무 추진을 위한 TF팀이 꾸려졌다고 가정해보자. 이 팀의 팀장은 어떤 직책 또는 자질을 갖고 있는 조직원으로 선임해야 할까. 이 순간 TF팀장 선임이 TF팀을 비롯해서 조직의 전체 위계질서를 와해시키는 현상을 초래할 위험성이 어느 정도 존재하는지 심도 있게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二十一. 임금이 겁이 많아 자기 신념대로 나라를 지키지 못하고, 지레짐작은 재빨리 하면서도 마음이 유약하여 정작 결단을 내려야 할 때 망설이다가 때를 놓치면 그 나라는 망한다.

 

생각이 있다고 하여 누구나 실천이 동반되는 것은 아니다. 더불어 생각 대비 실천이 동반된다고 하나 그 동반 시점이 시기적절한지 여부는 또 다른 문제이다그렇다면 이런 문제는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그 결정의 기준이 무엇인가가 극복의 방법이 되지 않을까

 

, 생각의 실천 유무와 그 실천의 시기적절성은 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는가, ‘타인 또는 사회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인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 이유는 를 중심에 놓기 시작하면 신념과 충돌이 발생하게 되고 그에 따라 실천 시기가 늦춰지거나 부적절한 시점을 선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二十二. 임금이 일이 있어 다른 나라에 나가 있는데 신하들이 왕위(王位)를 너무 오래 비워두면 안 된다는 명분을 내세워 새로운 임금을 세우거나, 외국에 인질로 가 있는 태자가 돌아오지도 않았는데 임금이 다른 아들로 태자를 정하면 민심은 흔들린다. 나라 안 백성들의 마음이 흔들리면 그 나라는 망한다.

 

이 글은 인간이 사회적으로 삶을 영위함에 있어서 희생에 대한 존중 또는 신뢰를 지워버려서는 안 된다는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고 본다.

 

임금이 다른 나라에 나갔다는 것은, 태자가 인질로 가 있다는 것은 국가의 위태로움을 해결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적 해결 행위라고 봐야할 것이다. 그만큼 임금으로서, 태자로서의 직책과 신분에 걸맞게 국가를 위해 실천하는 모습인 것이다. 그런데 이런 희생의 노력을 보이는 임금 또는 태자를 국가가, 신하들이 존중 또는 신뢰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새로운 임금을 세우거나, 다른 아들로 태자를 정함 그 나라에는 국가 또는 사회를 위해, 이웃을 위해, 가정을 위해 희생하고자 하는 백성은, 임금은, 태자는 더 이상 나타나지 않을 것이다.

 

조직 운영도 이와 같다. 조직의 발전을 위해 기꺼이 희생하고자 하는 조직원은 나 또는 우리가 바라는 만큼 그리 많지 않다. 그렇지만 조직원은 누구나 조직을 위해 희생하며 근로 활동을 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와 같은 간극은 어떤 사회나 조직에서도 존재하는 일반적 모습이다.

 

여기서 우리가 조심해야 할 것은 이와 같은 자연스러운 조화로움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노력은 필요하나. 극단적으로 어느 한 측면만 강요하는, 정당화하는 시도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상기 사례에서 신하들이 새로운 임금을 세운 모습과 임금이 다른 아들로 태자를 정한 모습은 이 자연스러움을 깨뜨리는 행태인 것이다.

 

二十三. 임금이 대신들을 가볍게 대우하거나 욕을 보여 원한을 품게 하고 또 백성들에게 가혹하게 형벌을 가하고 일을 시켜, 그 원한과 수치를 잊지 않고 있는데도 그 사람들을 자신의 주변 가까이에 둔다면 역적이 생긴다. 역적이 일어나면 그 나라는 망한다.

 

이 글은 역설적이라고 생각된다. 임금이 대신이나 백성들을 존중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지만 반면에 만약 그렇게 행하고 있다면 역적 발생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그 대신과 백성을 주변 가까이 두지 말라고 경고도 하고 있는 것이다.

 

고대 사상을 빗대어 살펴보면 공자의 ()’의 정치를 강조하면서 한비자의 ()’의 정치를 강조하는 것 같기도 하다.

 

二十四. 세력 있는 두 대신이 권력다툼을 하고 임금의 형제들이 세력이 강해 나라 안에 당파가 생겨나고, 또한 나라 밖으로부터 도움을 받아 서로 세력을 다투는 일이 생기면 그 나라는 망한다.

 

권력(勸力)’남을 복종시키거나 지배할 수 있는 공인된 권리와 힘(: 국가나 정부가 국민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강제력)’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이다. 달리 표현하면 타인 또는 조직단위의 행태를 좌우할 수 있는 능력, 즉 어떤 사람이나 집단이 다른 사람이나 집단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잠재적 능력(개인 또는 집단이 다른 개인 또는 집단을 자기의 의사에 따라 행동하게 하는 힘)’을 뜻한다.

 

그렇다면 이 권력이라는 단어는 집단을 최소 2개 이상으로 나누는 것을 전제로 한 개념이다. 권력에 의한 지배집단과 피지배집단으로 말이다. 그리고 이렇게 집단을 구분한다는 것으로 최소한 집단과 집단 사이에 그리고 그 구성원 사이에 평등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종합정리해보면, 권력다툼이라는 것은 평등에 기초한 공존상태를 깨는 상태라고 할 수 있으며, 이와 같은 권력다툼이 화해, 조정 등과 같은 방법으로 해결되지 않고 외부의 힘을 빌려 해결하고자 할 때 가정은, 조직은, 나라는 망한다는 것이다.

 

二十五. 임금이 젊은 시녀(侍女)나 아름다운 후궁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총애하는 신하나 농간(弄奸)하는 측근의 지모(智謀)를 써서, 조정 안팎의 원망과 슬픔이 가득한데도, 이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거듭 불법(不法)을 저지르게 되면 그 나라는 망한다.

 

한 가정의 가장, 조직의 오너 그리고 국가의 대통령 등과 같은 리더가 그 구성원을 속이거나 기만함 속에 지모를 씀 지켜야 할 제 법규를 반복적으로 준수하지 않으면 가족이나 조직원 그리고 국민은 리더를 신뢰하지 않고 함께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아무리 총애하는 부하 직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직원의 지모가 동료직원 또는 고객의 욕구에 반하는 것이라고 할 때는, 조직의 운영 규칙 등을 위반하는 것에 해당할 때에는 그 의견을 수렴하지 않아야 함을 뜻한다.

 

또한 가정이나 조직 그리고 국가는 가족구성원, 조직 구성원 그리고 국민이 주인이지 가장이나 오너 그리고 대통령이 아님을 강조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단지 이들은 그 권력을 구성원으로부터 위임받은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 26부터 47까지는 빠른 시일 안에 정리해서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