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신자이며/묵상

세례 - 광야 - 유혹 - 변화

강호철 2022. 3. 8. 13:44

제주올레 11코스에서

 

사순의 시작이다. 

 

부활절(2020.4.17) 40일 전, 재의 수요일(2022.3.2)에서 시작해 성토요일에 끝난다. 4세기경부터 시작되었는데, 예수가 세례를 받은 뒤 40일 동안 황야에서 금식을 하고 사탄의 유혹을 받으며 보낸 기간을 기념해 생긴 관습이다.

 

미사를 보는 중에 루카 복음 말씀(4,1-13)이 마음에 와 닿았다. 

 

그 짧은 시간 동안 다양한 생각들이 출렁거렸었는데... 이렇게 정리를 해본다.

 

한편으론 "복음에 대한 해석을 이렇게 자의적으로 해도 될까?"라는 생각도 드는데... 그냥 편안히 말씀을 통해 내 마음 속에 떠오른 생각을 정리해보는 기회로 다가서보고자 한다.

 

 

제주올레11코스에서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성령으로 가득 차 요르단 강에서 돌아오셨다. 그리고 성령에 이끌려 광야로 가시어, 사십 일 동안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ㅇ물로 세례를 받음

 

. '세례'라는 것은 그 순간 당사자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설까. 

. '세례'를 통해 모든 것이 변할까. 그렇게 믿고 싶을 것이다. 

. 막스 프레쉬는 이렇게 말하였다, "시간은 우리를 변화시키지 않는다. 시간은 단지 우리를 펼쳐 보일 뿐이다."라고...

. 세례 그 자체만으로 우리는 변화되지 않는다고 할 수 있겠다. 다만, 세례를 통해 미래의 나 자신을 새롭게 펼쳐 보일 수 있을 뿐 아닐까. 즉, '세례'는 '변화의 시발점' 아닐까. 물론 그 변화의 가능성에 의구심을 가질 수도 있는 것이 우리 인간의 한계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확신, 신념, 믿음 등'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우리 인간의 가능성이기도 하다. 이렇게 본다면, '세례'는 '변화의 시발점 또는 발화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ㅇ광야

 

. 나는 '광야'를 '내면의 세계'로 인식하였다. 세례를 받기 전과 세례를 받은 후의 내면이 혼재되어져 있는 곳, ‘변화에 대한 긍정과 부정의 소용돌이가 일기 시작한 상태 말이다.

. "변화의 힘을 활용해라. 변화를 적으로 인식하는 리더는 직장에서 실패하게 된다. 변화는 하나의 불변의 상수와 같은 요소로서 성공적인 리더는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업무환경을 파악할 줄 알아야 한다."라는 '잭 웰치'의 말을 음미하면 좋을 듯 싶다.

 

ㅇ성령에 이끌려 광야로 가시다.

 

. 이 문장은 '성령은 세례를 받은 모든 자를 광야로 이끈다.'라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 그럼 성령은 광야에서 우리가 무엇을 깨닫기를 원하는 것일까.

. 아마 긍정의 결과를 기대할 것이 아니라 '긍정의 사고'를 먼저 갖는 것이 중요함을... 부정은 '할 수 없음을 결정하는 포기'이며, 긍정은 '할 수 있음을 확정짓는 행동'임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생각'을 그대로 뿌리 채 뽑아 던져버리기를 원하는 것 아니었을까.

. '마하트마 간디'의 "세상이 변하는 것을 보고 싶다면, 너 스스로 변해야 한다."라는 말씀이 떠오른다.

. 성령은 "너에게서 나온 것은 너에게로 돌아간다.(맹자)"는 것을 우리 스스로 깨닫길 원하지 않았을까.

 

 

제주올레12코스에서

 

그동안 아무것도 잡수시지 않아 그 기간이 끝났을 때에 시장하셨다. 악마가 그분께,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이 돌더러 빵이 되라고 해 보시오.” 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는다.’고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 '말씀'이 중요함을 강조한 표현으로 알고 있지만, "생리적 욕구, 안전의 욕구 충족에 치중하지 말라."는 의미도 내포되어져 있다고 받아들였다.

. 즉, "기쁨은 사물 안에 있지 않다. 그것은 우리 안에 있다.(리하르트 바그너)"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 이다.

 

 

악마는 예수님을 높은 곳으로 데리고 가서 한순간에 세계의 모든 나라를 보여 주며, 그분께 말하였다. “내가 저 나라들의 모든 권세와 영광을 당신에게 주겠소. 내가 받은 것이니 내가 원하는 이에게 주는 것이오. 당신이 내 앞에 경배하면 모두 당신 차지가 될 것이오.”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주 너의 하느님께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

 

. 이 문장을 통해 우리가 배울 점이 있다면, 나는 아래 3가지라고 본다.

. 첫째, ‘권세와 영광을 섬기지 마라... 권세와 영광은 주 하느님이 악마에게 주신 것이다... 삼라만상에 대해 겸손해져라, 욕심내지 말고, 소유하려 하지도 말아라.
. 둘째, 주 너의 하느님께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 감사드리고 또 감사드려라. 감사하는 법을 배울 때 우리는 인생에서 나쁜 일이 아닌 좋은 일에 집중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에이미 반데빌트) 

. 셋째, 손해를 본 일은 모래위에 기록하고, 은혜를 입은 일은 대리석 위에 기록하라.(벤저민 프랭클린)

 

 

제주올레12코스에서

 

악마는 예수님을 예루살렘으로 데리고 가서 성전 꼭대기에 세운 다음, 그분께 말하였다.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라면 여기에서 밑으로 몸을 던져 보시오. 성경에 이렇게 기록되어 있지 않소? ‘그분께서는 너를 위해 당신 천사들에게 너를 보호하라고 명령하시리라.’ ‘행여 네 발이 돌에 차일세라 그들이 손으로 너를 받쳐 주리라.’” 예수님께서는 그에게, “‘주 너의 하느님을 시험하지 마라.’ 하신 말씀이 성경에 있다.” 하고 대답하셨다.

 

. '광야'를 '내면의 세계'로 생각하게 된 것도 좋은 성찰의 기회였지만, '천사'의 개념을 재해석하게 된 것도 정말 맘에 드는 묵상의 기회였다. 
. 한번 생각해보자. 상기 말씀 중에서 그분께서는 너를 위해 당신 천사들에게 너를 보호하라고 명령하시리라... 행여 네 발이 돌에 차일세라 그들이 손으로 너를 받쳐 주리라.’는 표현중 '천사'는 나와 당신에게 어떤 의미를, 관계를, 가치를 갖는 존재일까. 

. 나의 삶에 있어서 나와 함께하는, 관계를 맺는 모든 사람이 나를 보호하고, 받쳐주는 천사’가 아닐까.

. 혜민스님은 "당신은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이다."라고 하였고, 니체는 "사람의 가치는 타인과의 관계로서만 측정될 수 있다."고 하였으며, 고토 신페이는 "돈을 남기면 하수, 업적을 남기면 중수, 사람을 남기면 고수"라고 하였고, 짐 콜린스는 "성공이란 세월이 흐를수록 가족과 주변 사람들이 나를 점점 더 좋아하는 것이다."라고 말하였다.

 

 

악마는 모든 유혹을 끝내고 다음 기회를 노리며 그분에게서 물러갔다.

 

. 단순히 '포기했다, 물리쳤다, 이겨냈다 등'과 같은 의미로 무심코 지나버릴 문장일 수 있겠지만... 이외에 아래와 같은 의미를 암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세상은 고난으로 가득하지만, 고난의 극복으로도 가득하다.

. 회의주의자는 바람을 탓하고, 낙천주의자는 방향이 바뀌기를 기다리지만, 리더는 상황에 맞춰 항해를 조정한다.(존 맥스웰)

. 중요한 것은 큰 뜻을 품고 그것을 완수할 수 있는 기능과 인내를 갖는다는 것이다. 그 외에는 모두가 중요하지 않다.(괴테)

 

 

제주올레11코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