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적 삶 구현과/인간다운 나 (인권-권리)

자유와 질서의 관계 (자유주의 vs 보수주의)

강호철 2020. 3. 7. 05:39

1. 자유(自由)의 충돌

 

질서 속에 자유를 만끽하는 새들 (호주에서)

 

지적인 사람들을 위한 보수주의 안내서(러셀 커크, p158-159)를 보면, 자유주의에 대한 보수주의의 비판적 입장에서 질서가 없이는 지속적 자유를 가질 가능성도 결코 없으며, 대단히 높은 정도의 개인적 자유가 없으면, 진정으로 공정한 질서 또한 존재할 수 없다.’라는 원칙을 매우 강조하고 있다. 프랑스 혁명가들이 사용했던 자유에 대해 '전통 즉, 이미 수립된 사회제도, 종교적 믿음, 규범적 의무에서 벗어나겠다는 자유라고 정의하면서 말이다.

 

이와 같은 보수주의 입장에서 보면, 자유주의 관점의 자유는 전통에서 벗어나겠다는 자유, 기존의 질서에서 벗어난다는 자유’일 수 밖에 없다. 즉, 자유주의의 자유는 긍정적으로는 새로운 질서를 구현하고자 하는 자유이면서, 부정적으로는 기존의 질서를 부정 및 파괴하는 자유’인 것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필자는 '자유 향유를 위해, 안정적 질서 유지 즉, 항구성 있는 질서 유지 차원'에서 보수주의는 질서를 부정하는 자유, 새로운 질서를 구현하고자 하는 자유인 자유주의의 자유 개념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었겠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2. 질서(秩序)와 자유(自由)의 존재 형태

 

변화무쌍한 자연의 모습 (호주에서)

 

보수주의와 자유주의가 충돌한다는 것은 알겠다. 그 충돌의 원인은 질서와 자유에 대한 이해의 갭에서 출발하고 있다는 것 또한 어슴프레 알겠다. 

 

그런데 많이 답답하다. 무엇때문일까.

 

"질서와 자유는 동전의 앞뒤처럼 공존, 양립하는 개념일까 아니면 순차적 개념 즉, 어느 한쪽이 앞서거나 뒤에 따르는 개념일까."라는 의구심 때문 아닐까.

 

참고로 필자는 권리와 의무가 양립되면서도, 의무가 권리에 선행되는 개념으로 파악한다.

 

어쨌든 자유와 질서의 공존 여부, 그 공존의 형태 등에 대해 뚜렷하게 알 수만 있다면 상기와 같은 보수주의와 자유주의의 이념적 어쩌면 정책적 충돌까지도 해소될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이에 대한 답을 어디에서 간단, 명료하게 찾을 수 있을까.

 

자연으로 눈을 돌려 그 답을 유추해보자.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 산은 올라가고, 계곡은 깊어간다. 조류는 날고, 동물은 보행하며, 식물은 제자리를 지킨다. 이런 규칙 즉, 질서 하에 물은 물답게, 산은 산답게, 동물은 동물답게 살아간다. , 자유로움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이 세상은 질서가 우선하고 자유가 그 뒤를 따르고 직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질서 속에 자유가 존재하는 자연적 제 과정에 자유주의의 자유 즉, ‘질서를 부정하는 자유, 새로운 질서를 구현하는 자유는 존재하고 있는 것일까, 존재하고 있다면 그 형태는 어떻게 될까 아니면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우리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에 DNA 변이 즉, 진화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리고 지구라는 자연적 질서를 가장 위협하는 인간의 존재성 즉, 직립보행 원칙을 깨고 하늘을 날고, 심해를 돌아다니고 있으며 심지어 우주까지 내딛고 있는 우리 인류의 존재감 또한 인지하고 있다.

 

이와 같은 진화라는 자연의 법칙, 인간의 성장과 발전의 모습은 자연적 법칙 즉, 질서 안에서 변화가 나타나고 그 변화가 다시 질서로 내재화되는 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본다. , 보수주의 관점의 질서 내에서 자유와 자유주의 관점의 새로운 질서를 구현하는 자유가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3. 보수주의(保守主義)와 자유주의(自由主義)는 하나이다.

 

갈매기의 꿈

 

결론을 내려 보자.

 

첫째, 질서(秩序)가 선()이고 자유(自由)가 후()라는 것이다. 즉, 필자는 '질서는 자유의 존재 가치 및 제 기능과 역할이 훼손되지 않도록 도모하는 길(도로(道路))과 같은 존재'라고 정의하고자 한다.

 

둘째, 자연에는 질서(秩序) 자유(自由) 변화(變化)'라는 순환 사이클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 자연법칙을 깨고 있는 인간의 행위 그 자체도 궁극적으로는 큰 틀의 질서 내에서의 자유(또는 변화) 그 자체 또한 엄밀히 말하면 법칙이면서 자유가 되는 것이다.

 

셋째, 보수주의(保守主義) 관점에서든, 자유주의(自由主義) 입장에서든 양자가 주장하는 질서와 자유는 동일한 개념이라는 것이다. 단지 동일한 이 두 가지 개념이 우리 인간에게 이렇게 다르게 보이는 그 이유는 시각적, 공간적, 차원적 개념의 확장 정도의 갭(gap) 문제 때문이라고 즉, ‘장님이 코끼리 몸 일부를 만져보고 코끼리를 정의하는 언쟁을 벌이는 것과 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넷째, 상기와 같은 3가지 결론을 바탕으로 개인적 자유가 없으면, 공정한 질서 또한 존재할 수 없다.’는 보수주의의 주 논리는 '공정한 질서가 구현되지 않고서는 개인적 자유 또한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는 자유주의의 주 논리로 귀착될 수밖에 없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즉, 보수주의(保守主義)와 자유주의(自由主義)는 하나(색즉공 공즉색(色卽空空卽色))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