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공동체 조성을 위하여/건강한 지역사회

정보에 귀속되어가는 인간

강호철 2017. 3. 6. 14:24

한겨레 인터넷 신문 < ‘좋아요의 함정가짜 뉴스 권하는 SNS > 제목의 기사(2017.3.6.)를 읽으면서 느낀 점에 대해 기술해본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785227.html?_fr=mt2#csidx37b94fc1372d0d2b05cfa1704227b05

 

< 한때 팩트(사실)의 결정권이 전문 언론인의 손에 있었던 때가 있었다. 사람들 사이 논쟁이라도 벌어지면 이거 신문에 나온 사실이야로 정리되던 시대다. 그러나 인터넷이 등장하며 상황은 급변했다. 누구나 블로그 등을 쓰게 되면서 여론 결정력은 분산되었다. 독재 정부의 매체 통제와 조작이 어렵게 됐지만, 동시에 전문 언론인의 검증과 게이트키핑도 약화되었다. 여론 영향력은 점차 인터넷 기업으로 넘어가고 있다. (링크 기사 중 발췌) >

 

이 기사를 읽으면서 유럽의 시민혁명 당시의 모습이 떠올랐다. 당시 유럽의 모든 권력은 왕과 귀족 그리고 사제(교황과 신부)에게 집중되어져 있었는데, 이는 근대에서 20세기까지 시대에서 정보에 대한 통제가 일부 전문가에 국한되어져 있는 것과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좀 더 살펴보면, 중세 시대 당시 일반 시민 입장에서는 사회계약설을 바탕으로 자유권, 소유권의 보장을 요구하였고 이를 시민혁명을 통해 반영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는 인터넷과 인터넷 기업을 바탕으로 일반인이 정보의 공유, 생성의 권한을 즉, 자유권과 소유권을 확보하게 된 것과 유사하지 않은가.

 

그리고 시민혁명이후 자본을 바탕으로 한 소유의 시대가 열리고 이를 토대로 기업이라는 독점적 자본주의가 도래 속에서 일반 시민은 자본에 구속되는 노동 존재로 전락(?)했다고 본다면, 이는 곧 SNS을 통해 지식의 소유가 발생한 이후 정보의 귀속적 존재로 인간이 종속되어가고 있는 모습과 유사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달리 표현하면, 정보의 사실 유무에 관계없이 인간의 사고 기능이 방해 또는 통제 받는 시대가 도래 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소유에 대한 자유의 갈망이 자본의 종속 상태를 초래한 것처럼, 정보의 사실 유무를 통제하는 수준 이상의 많은 정보가 인터넷 상에서 떠돌기에 인간은 이와 같은 정보의 사실 유무를 판단하기 보다는 개인적 관점에서 어떤 정보를 취하는 것이 나 자신의 자유와 소유 등을 보장받을 수 있는가에 집착하는 성향으로 발현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 인터넷 초기에는 온라인에서 느슨한 관계가 현실 세계의 가족이나 국가 같은 강한 관계를 벗어난 새로운 관계를 형성한다는 견해가 나왔지만, 최근 연구는 그 반대되는 결과가 많이 보고되고 있다. 같은 생각을 지닌 사람끼리 유유상종하려는 인간의 성향이 소셜네트워크와 결합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문제는 그만큼 나와 다른 의견을 접할 가능성은 줄어든다는 것이다.(링크 기사 중 발췌) >

 

그 결과 관계를 강조했던 인터넷 망이 결국 인간 개개인의 고립화와 정보의 종속상태를 양산하고 있는 것이고, 극단적으로 이런 현상을 활용하는 세력도 나타나고 있다고 봐야할 것 같다.

 

< 자신이 보는 거짓된 세상에 안주할 수 있는 것, 이것은 현대 인터넷 서비스의 중요한 특징이다. 미국 인터넷 운동가 일라이 패리서는 이를 자신의 책 <생각 조종자들>에서 필터 버블이라는 개념으로 정리했다. 나와 아버지가 구글에서 같은 태극기라는 단어로 검색해도 그 결과는 다르게 나타난다. 그 이유는 구글 서비스가 워낙 발전해서 평소 이용자의 사용 습관을 기록하고 있다가 가장 구미에 당길 만한 검색 결과를 찾아서 보여주기 때문이다. 페이스북도 이런 원리를 바탕으로 모든 이용자가 각자 관심 가질 만한 내용으로 첫 화면을 각각 다르게 구성해 보여준다. 구글, 페이스북뿐 아니라 다수의 인터넷 회사들이 여기에 경쟁적으로 참여한다. 그 결과 인터넷 환경은 점점 를 중심으로 정치적, 문화적으로 닫힌 네트워크를 구성하게 된다.(링크 기사 중 발췌) >

 

이런 관점에서 페이스북이라는 인터넷 서비스가 어떻게 화합적인 공동체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인지 제시하면서 가짜 뉴스 대책도 함께 담아놓은 세계 공동체(글로벌 커뮤니티) 건설하기라는 제목의 성명서는 분명 시기적으로 필요한 대처라고 생각된다.

 

그렇지만 이것은 출발에 불과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오면서 자유와 소유에 대한 국가의 개념과 기능 및 역할 등을 다양한 관점에서 조명되었던 것처럼, ‘정보에 대한 인터넷기업체와 국가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서 앞으로 다양한 이론이 제시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